[‘민간인 사찰’ 수사]“MB가 땅부자라 대운하 추진” 인신공격

동아일보 입력 2010-07-07 03:00수정 2010-07-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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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 빌미 된 ‘쥐코 동영상’은?

사찰 피해자 김종익씨는 2005년부터 국민銀 하청
내사 직후 거래 끊겨 사직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한 ‘쥐코’ 동영상. 재미(在美) 대학생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 동영상은 2008년 첫 유포 이후 김종익 씨가 블로그에 올렸다가 총리실의 사찰을 받은 사실이 최근 확인되면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 시작되면서 사찰 피해자 김종익 씨가 블로그에 올려놓았다는 동영상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 원본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제이 김(Jay Kim)이라는 사람이 2008년에 만든 영문 동영상이다. 그는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08년 6월 13일 미국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에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What's going on in South Korea?)’라는 제목의 25분 32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김 씨가 올린 것은 원본에 한글 자막을 추가해 ‘쥐코’라는 제목으로 퍼진 동영상. 미국 의료체계를 신랄하게 비판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2007년 다큐멘터리 ‘식코(Sicko)’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빗댄 ‘쥐’를 합성해 누리꾼들이 ‘쥐코’라는 제목을 달았다. 김 씨는 이 동영상을 ‘지금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라는 제목을 붙여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동영상의 주요 내용은 이 대통령 취임 초기에 대한 비판이다.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성 발언도 있다. 대선 공약인 대운하에 대해 “200억 달러의 돈이 드는 사업을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이 대통령이 개발 예정지에 엄청난 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아륀지’ 발언이나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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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슈였던 촛불집회에 관한 내용도 많았다. 동영상은 이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대신 경찰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회 당시 경찰 방패에 맞아 피를 흘리는 여고생이나 경찰이 장애인 여성의 머리카락을 쥐고 있는 사진 등을 편집해 게시했다. 동영상 제작자는 “국민의 분노가 역사상 가장 멍청한 대통령에게 쏟아졌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대상자였던 김 씨는 강원 평창 출신으로 국민은행에서 32년간 일하다 2005년 퇴직했다. 이후 국민은행 퇴직 사우들이 만든 인력송출 전문업체인 NS한마음(옛 KB한마음)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총리실 사찰을 받던 그해 9월 19일 국민은행 측이 ‘거래를 끊겠다’고 통보하자 NS한마음 대표에서 물러나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김 씨는 고려대 강만길 교수, 동국대 강정구 교수 등 진보 성향 역사학자들이 활동한 ‘역사문제연구소’ 운영위원으로 일했다. 2006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에 가입했지만 활동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지역구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자금 제공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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