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호환안돼 사용자 불편
스마트폰서도 읽을 수 있게 돼 컨설팅회사에 근무하는 회사원 박모 씨(32)는 이 회사 직원 가운데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을 추가로 설치해서 사용하는 20%에 속한다. 박 씨의 업무는 관공서 컨설팅인데 대부분의 관공서가 마이크로소프트(MS)워드 대신 아래아한글을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박 씨처럼 문서 작업을 할 때 MS워드와 아래아한글을 번갈아 쓰는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래아한글을 만든 ‘한글과컴퓨터’는 확장자가 ‘hwp’인 문서를 MS워드 같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30일 문서 형식을 공개했다. 1989년 이 프로그램이 개발된 이후 hwp 문서 형식이 공개되는 건 21년 만에 처음이다.
○ hwp 공개의 의미
이에 따라 MS워드나 ‘구글 문서도구’ 같은 프로그램에서 hwp 파일을 읽고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 같은 스마트폰에서도 첨부된 hwp 파일을 바로 열어 볼 수 있게 된다. 기업들도 아래아한글이나 MS워드 가운데 하나만 구입하면 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지금은 아래아한글에선 MS워드 문서를 열 수 있지만 반대는 불가능하다. 한국MS는 이날 “MS워드에서 hwp 문서를 볼 수 있게 하는 논의를 시작했다”며 “구체적 시기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사용자 혜택이 커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아래아한글의 앞날은
그동안 한글과컴퓨터가 MS에 맞설 수 있던 것은 문서 형식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공서와 교육기관에서 국산이라는 이유로 구입하면서 다른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쓰는 기업과 개인 소비자들도 덩달아 아래아한글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MS워드가 포함된 MS오피스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94%로 OS인 윈도(약 91%)보다 오히려 높다. 하지만 한국에선 아래아한글의 점유율이 만만치 않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아래아한글 사용자를 약 20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글과컴퓨터가 문서 형식을 공개한 건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의 비판과 시장 환경 변화 때문이다. 한글과컴퓨터의 제품을 관공서가 구입해주고 이 영향력을 바탕으로 MS워드를 쓰는 기업들이 워드프로세서를 ‘중복 구입’하도록 하는 건 특혜라는 비판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기기에서 한글 문서를 읽을 수 없는 것도 파일 형식 공개에 자극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의 양왕성 상무는 “누구나 hwp 문서를 열람하고 편집하도록 하면 앞으로 hwp 문서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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