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1심 무죄]격앙된 檢, 기자회견까지 열어 판결 반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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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씨 진술 바뀐 건 고령탓”

법원이 9일 한명숙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직후 검찰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검찰청은 간부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준규 검찰총장은 “거짓과 가식으로 진실을 흔들 수는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조은석 대변인이 전했다. 회의에서는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판결이다” “주고받은 사람밖에 알 수 없는 이번 사건에서 돈을 주었다는 법정진술을 믿지 못하면 앞으로 부패사건 수사는 하지 말라는 뜻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대검은 이날 오전까지도 “일선에서 수사한 사건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설령 무죄 선고가 나더라도 일절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재판부가 검찰이 심야조사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을 압박하고 ‘빅딜’을 했다는 취지로 수사 과정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회의를 소집해 정면대응에 나섰다.

한 검찰 고위간부는 “판결문이 한 전 총리 측 변호인 주장을 그대로 베껴놨더라”며 “판사가 판결문을 통해 검찰을 조직폭력배인 양 매도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곧바로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주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곽 씨의 진술이 오락가락한 것은 곽 씨가 고령인 데다 건강이 좋지 않아 기억이 뚜렷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뇌물을 준 동기나 일시, 장소, 금액 등은 본인의 자백 이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검찰에서의 진술은 그렇다 쳐도 법정에서 한 증언까지 의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더욱이 곽 전 사장은 뇌물공여의 피고인 처지에서 자신이 처벌받는 것을 감수하고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동영상 = 무죄받은 한명숙 전 총리, 법원 나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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