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철 박사 별세] “큰 별 졌다” 조문 줄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8일 03시 00분


“2035년 개기일식은 평양서만 보일것 같다며
‘나 죽으면 무덤 파서라도 데려가라’고 하시더니…”

6일 타계한 조경철 박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는 조 박사를 추모하는 천문학자들과 사회 각계 인사,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변영욱 기자
6일 타계한 조경철 박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는 조 박사를 추모하는 천문학자들과 사회 각계 인사,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변영욱 기자
7일 조경철 박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기억하는 조문객들의 방문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부인 전계현 씨 등 유족들은 “평소 잔병치레를 할 때도 금방 낫곤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훌훌 털고 일어나실 줄 알았다”며 오열했다. 조문객들도 “아직 할 일이 많은데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며 비통해했다.

홍창선 KAIST 항공우주과 명예교수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 300달러였던 우리나라에 들어와 국민에게 별과 우주의 꿈을 키워준 사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은 “고인은 제 역할모델이었던 분”이라며 “한 방송에서 몰래카메라에 속아 넘어가면서도 한껏 웃어주던 모습이 과학 대중화에 얼마나 대단한 일이었는지 요즘에서야 깨닫고 있다”며 숙연해했다.

지인들은 고인을 ‘소탈하고 순진한 천재’로 기억했다. 이태형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겸임교수(46)는 “조 박사는 2035년 개기일식이 일어나는데 평양에서만 보일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며 “자신이 죽으면 굴착기로 무덤을 파서라도 평양에 데려가 달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열정이 뜨거웠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평양고등보통학교 3년 후배인 김재권 자동차생활 발행인(78)은 “선배는 과학뿐 아니라 미술 음악 등에도 관심이 많았고 어렸을 때부터 재주가 뛰어났다”고 회고했다.

李대통령 조화 보내 애도

한편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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