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철 박사 별세]평생 사랑했던 ★을 찾아 영원한 우주여행 떠나다

동아일보 입력 2010-03-08 03:00수정 2010-03-0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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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2010‘아폴로 박사’ 조경철 박사 별세

아폴로11호 달 착륙 중계 통역
‘서민 눈높이 천문학’ 한평생
도쿄대 ‘조경철 소행성’ 헌정도
고 조경철 박사는 평생을 대중과 학생들에게 우주 및 천문학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조 박사(오른쪽)가 지난해 8월 어려운 형편에도 항공우주 과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배철윤 군(16)을 만나 천체망원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당시 그는 배 군에게 “음악, 미술, 인문학에도 관심을 갖고 그릇을 넓힐 것”을 조언했다. 동아일보는 작년 8월 27일자 ‘내일로 보내는 희망편지’ 기사에서 두 사람의 소중한 만남을 소개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우주와 별을 노래하던 ‘아폴로 박사’가 하늘의 별이 됐다. 원로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가 6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조 박사는 ‘아폴로 박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1969년 미국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 마침 미국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 돌아온 조 박사가 위성 생중계 방송의 통역과 해설을 맡았다. 그는 생중계 도중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TV에 잡히면서 ‘아폴로 박사’라는 별명을 얻었고, 이후 과학 대중화 활동에 앞장서면서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평북 선천이 고향인 고인은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연희대(현 연세대) 물리학과에 입학해 과학도의 꿈을 키웠다. 196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첫 한국인 연구원, 메릴랜드대 교수 등을 거쳐 1969년부터 연세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조 박사는 대학에서 연구와 후진 양성에 앞장서는 한편 한국천문연구원의 전신인 국립천문대 건설과 한국우주과학회 창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 천문학 발전과 함께했다. 또 국내 과학자로는 가장 많은 177권의 책을 펴내고 3000건 이상의 글을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며 과학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고인은 과학 대중화에 힘쓰면서도 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문적인 업적도 높게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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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인이 3년 전 출간한 자서전 ‘과학자 조경철, 별과 살아온 인생’에서 “서민의 친구라는 애칭이 가장 큰 감투”라고 쓸 정도로 그의 밝고 친근한 모습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에 충분했다. 영화배우 출신인 부인 전계현 씨(74)는 “(조 박사가) 결혼기념일마다 ‘I LOVE YOU’라고 쓴 카드를 줬다”고 회고했다.

국내 천문학계에서는 조 박사의 업적을 기려 강원 화천군 광덕산에 ‘조경철 천문과학관’을 건립하고 있다. 올 11월 완공 예정인 이곳에는 국내 시민천문대 중 가장 큰 지름 1m 망원경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고인은 1970년 국민훈장 동백장, 1988년 한국우주과학회 우주과학상을 받았다. 2001년 일본 도쿄대는 일본인이 발견한 소행성에 ‘조경철’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2002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20세기의 탁월한 과학자상’을 수여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전 씨와 아들 서원, 딸 서화 씨가 있으며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차려졌다. 고인의 장례식은 한국천문학회 등 각계 단체가 공동으로 치르기로 했으며 장례위원장은 현승종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부위원장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와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맡는 등 장례위원만 80여 명에 이른다. 발인은 10일이며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목사가 집전하는 영결식이 오전 8시에 열린다. 장지는 경기 파주시 통일동산으로 결정됐다. 02-2227-7580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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