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 전역 20분만에 장관 취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9월 24일 08시 44분



김태영 국방장관.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태영 국방장관. 동아일보 자료 사진
국회예결위 출석요구에 전역.이임식 앞당겨

국방부가 23일 김태영 국방장관의 대장 전역 및 합참의장 이임식 시간을 급하게 조정,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국방부와 합참에 따르면 김 장관은 전날 오전 8시 대장 전역과 동시에 합참의장에서 퇴임하는 이임식을 한 뒤 오전 9시에 제42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했다.

41년간의 군 생활을 마감하는 전역 및 이임식은 오전 8시40분에 끝났고 20분 뒤 국방장관에 취임한 것이다. 현역에서 예비역 대장으로 신분이 바뀐 지 20분 만에 장관직에 오른 진기록을 수립한 셈이다.

김 장관은 전역.이임식이 끝나고 나서 10분 동안 군복을 벗어 양복으로 갈아입고 딱 10분간 휴식을 취한 뒤 취임식장으로 향했다. 이는 현역 군인은 전역한 지 10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에 임명될 수 있도록 법률에 명시한 미국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이에 이상희 전임 장관은 "대장으로 전역해 예비역이 됐지만 딱 20분만 자유시간이 주어졌네"라며 농을 건넸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김 장관의 대장 전역과 합참의장 이임식 시간이 갑자기 2시간 앞당겨지면서 초청장을 받은 40여명의 주한 외국 무관들도 급하게 행사장을 찾았으며 이 때문에 일부 국가 무관이 행사 중간에 참석하는 '결례'도 빚어졌다.

김 장관의 전역.이임식, 취임식이 전광석화처럼 진행된 데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장관 출석 요구 때문이었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부 국회 예결위원들이 장관이 불참할 경우 국방예산 심의를 뒤로 미루겠다며 장관의 출석을 요구해 이미 초청장까지 나간 행사 시간을 급하게 조정했다"며 "차관의 대리 출석 의사를 타진했지만 워낙 분위기 좋지 않아 장관이 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의 한 관계자도 "예결위에서 지난 18일 이상희 전 장관이 출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국회 분위기를 감안해 김 장관이 출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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