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고용지표 지켜보면서 환매유혹 견뎌보시죠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좋다”고 평가했다. 지난 수개월간의 증시랠리가 사실에 근거한 것이었음을 이제야 확인한 셈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최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경기부양책의 성공으로 세계는 드디어 ‘2차 대공황’을 피했다”고 평가했다. 그에게서 이만한 평가가 나온 것은 경기의 마지막 확인 지표인 고용지표가 경기 후퇴의 종료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이 드디어 줄었다는 것은 ‘어닝 서프라이즈’ 이상의 의미가 있다. 비관론자의 최후 보루가 무너진 것이다. 그동안 비관론자들은 모든 지표가 개선되어도 고용 개선 없이는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으로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닝 서프라이즈에서 ‘국내총생산(GDP) 서프라이즈’로, 이번에 ‘실업률 서프라이즈’로 이어지면서 경기회복의 마지막 신호가 확인됐다.

크루그먼은 경기 추락은 멈췄지만 아직 경제가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믿지는 않는 것 같다. 좀 더 확실하게 장기침체를 피하려면 2차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구전략 논란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징후는 어디에도 없으며 노아의 홍수 속에서 ‘불이야, 불이야’라고 외치는 꼴”이라고 냉소했다. 어쨌든 이코노미스트들은 ‘톱다운(Top-down)’ 방식의 경기진단을 한다. GDP, 실업률, 소비, 설비투자 등으로부터 결론을 이끌어 낸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늦다.

반면 애널리스트들은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분석을 한다. 기업의 분기보고서, 공시리포트, 최고경영자(CEO)의 투자설명회 등으로 판단한다. 보텀업 방식으로 보면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여러 곳에서 나온다.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백화점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여행객이 증가해서 여행사들도 흑자로 돌아섰다.

경기지표를 확인하는 동안 증시는 이제 최종 지표인 미국의 고용지표가 확인되는 것을 보면서 차익실현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세계 경기의 ‘왕중왕’ 국가인 중국 증시는 차트상 하락 변곡점이 나타났다. 주가의 상승 추세가 저항을 받고 있고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어서 기술적으로 조정 신호로 해석된다.

펀드가 본전이 되었는데 팔아야 할지 여부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아주 많다.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 손실에 괴로워하던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복하면 모두 팔아 치우는 것이 개미 투자자들의 전형적인 투자패턴이다. 원금회복 후 환매유혹을 이겨내야 돈을 벌 수 있다.

박춘호 주식투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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