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동네 무법자’ 70대 할머니 구속

  • 입력 2009년 6월 13일 02시 59분


“나 전과 27범”… 때리고, 돈 뺏고

지난해 10월 5일 오전 11시 20분경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

정모 씨(71·여)가 아파트 복도에 자신의 물건을 쌓아 두자 같은 층에 사는 이모 씨(61·여)가 “통행이 불편하다”고 항의했다. 이 말을 들은 정 씨는 망치로 이 씨의 어깨와 허벅지를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정 씨의 폭행은 이뿐만 아니었다. 사소한 이유로 말다툼을 하면 바가지로 물을 떠와 물세례를 퍼붓기도 하고 슬리퍼와 베개 등으로 이웃들을 폭행했다. 지난해 12월 18일엔 몸이 불편한 이웃 문모 씨(82·여)가 “200만 원을 인출해 달라”고 부탁하며 현금카드를 주자 정 씨는 돈을 찾아 자신의 생활비로 썼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 씨 명의로 신용카드를 만들어 430여만 원을 빼내 쓰기도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 6명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돈을 뺏은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정 씨를 12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과 27범인 정 씨는 70대의 고령이지만 혼자 사는 노인과 지체장애인 등 약자들만 골라 범행을 저지르고 ‘전과가 20건도 넘는다’ ‘경찰에 신고하면 보복하겠다’는 식으로 협박했다”며 “상습적으로 이웃을 괴롭혔기 때문에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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