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핀 포인트]‘투구수 제한’이 오히려 보약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김인식 감독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라운드가 열리는 내내 “투구 수 제한 때문에 골머리가 아프다”고 하소연을 했다. 확실히 믿고 맡길 만한 선발 투수가 일본에 비해 많지 않기 때문에 불리하다는 얘기였다.

약체 중국과의 1차전에 에이스 다루빗슈 유(니혼햄)를 선발로 세운 일본은 다루빗슈가 46개의 공을 던지자 마운드에서 내려 보냈다. 50개를 넘기지 않으면 하루만 쉰 뒤 7일 최대 고비인 한국전에 등판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다음 날 중국전 선발로 등판한 류현진(한화)이 43개만 던지고 승리를 챙길 수 있었지만 규정상 하루를 쉬어야 하기 때문에 일본전에 출전시킬 수 없었다. 지나간 승부에 가정이란 없지만 7일 일본전에 류현진이 등판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국은 9일 일본과의 순위 결정전에 앞서 이전 경기까지 투구 수 제한을 잘 이용한 덕분에 ‘투수 총동원령’을 선포할 수 있었다.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의 팔이 묶인 일본으로서는 부담을 느꼈을 법하다.

감독으로서는 골치 아프겠지만 어쨌든 WBC에서는 ‘투구 수 제한에 대처하는 감독들의 자세’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됐다.

도쿄=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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