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에 중독된 한국여성, 서구화된 美의식의 희생양”

  • 입력 2009년 3월 8일 19시 04분


영국의 유명 정신분석학자가 한국 여성들의 과도한 성형수술 붐을 '자기 몸에 대한 증오'와 '잘못된 서구화관념'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뉴욕타임스는 8일 '몸(Bodies)'의 저자인 수지 오바흐(62)와 인터뷰를 갖고, 젊은 여성들이 성형수술과 다이어트에 집착하는 현상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견해를 소개했다. 오바흐 씨는 세계화로 서구의 문화가 손쉽게 들어오면서 남녀를 불문하고 '미(美)'에 대한 비뚤어진 관념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모를 '개조가 필요한 낡은 부엌'이나 '업데이트가 필요한 것' 쯤으로 여기는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오바흐는 '자신의 몸에 대해 증오하는 현상은 서구의 대표적인 수출품'이라고 비판한 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쌍커풀 수술을 많이 하는 현상에 대해 "부모가 부채질하고 있으며, 서구화된 미의 희생양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게다가 미국 드라마 '가쉽 걸'에 나오는 늘씬한 여자들을 보면서 삐쩍 마른 몸매를 동경하는 것이 하나의 '글로벌 트렌드'가 됐다는 것.

고(故)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거식증을 치료한 적이 있는 오바흐 씨는 "피지에 있는 11.3%의 여자아이들이 화장실 변기를 붙들고 토하는데 시간을 낭비한다"며 몸무게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런 책을 쓰면서도) 나중에 성형수술하는 것 아니냐'는 신문의 질문에 오바흐 씨는 "주름 많기로 따지면 나는 벌써 벽장 뒤에 숨어있어야 한다"며 "둘째 아이를 낳은 1988년이 마지막으로 몸무게를 잰 해"라고 전했다.

노지현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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