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추성훈 UFC 진출

  • 입력 2009년 3월 4일 15시 22분


“옥타곤(8각링)에서 힘에 밀리지 않을 자신 있다.”

종합격투기 선수 추성훈(34·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4일 오후 미국 격투기 UFC 진출 기자회견을 열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올해 UFC에 도전하게 됐는데 어려운 길이지만 언제나 도전하는 마음으로 앞을 향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추성훈은 UFC에서 미들급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재일교포로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태극기와 일장기를 모두 달고 경기를 해왔던 그였지만 미국 데뷔전은 일본인 아키야마로 출전할 예정이다.

유도선수 출신인 그는 서양선수들에게 파워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동양인이라서 체력적으로 약하단 생각은 안 해봤다”며 “평소 해오던 연습을 충실히 한다면 힘에서 밀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격투기 무대인 '프라이드' 출신 선수들이 UFC에서 고전한다는 것에 대해 추성훈은 “옥타곤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세웠다”고 밝혔다. 연습장에 옥타곤 경기장을 만들고 옥타곤 경험이 풍부한 일본선수들과의 경기를 통해 적응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격투기 무대는 4각의 링이지만 UFC 무대는 철제의 그물이 둘러쳐진 8각링(옥타곤)이다. 4각링 보다 넓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더하고 로프 반동이 없기 때문에 싸우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해 일본 무대에서는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UFC에 가서는 고전하기 일쑤였다.

추성훈이 미국으로 진출할 경우 UFC에서 활동하고 있는 데니스 강 등의 한국계 선수들과의 재대결도 성사 될 전망이다. 추성훈은 한국계 혼혈인 데니스 강과의 라이벌 전에서 KO승을 거둔 바 있다.

“데니스 강 선수와는 언제 어디서든 재대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며 “지난번 시합과 같은 양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예상했다.

최근 UFC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동현 선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추성훈은 “김동현 선수와 같이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훌륭한 선수라고 느꼈다”며 “김동현 선수가 UFC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활약했던 일본 무대를 떠나는데 대한 질문도 받았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잦은 광고 및 연예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해 연습을 게을리 하고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도전정신 때문에 UFC진출을 결심한 것이다. 일본에서 강한 선수와의 경기를 제안했는데 그 선수의 일정상 경기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일 양 국의 격투기 팬들 사이에 논란을 일으켰던 미사키 카즈오와의 재대결에 대해서는 “미사키 선수와의 재시합을 포기한 적이 없고 언젠가 꼭 승부를 내고 싶다”고 밝혔다.

추성훈은 일본의 격투기 영웅 사쿠라바와의 경기에서 몸에 로션을 바르고 출전해 맹비난을 받았다. 이를 두고 미사키는 추성훈을 비겁자로 몰아부쳤다. 추성훈과 미사키와의 경기에서 추성훈은 먼저 다운을 뺏고도 미사키의 발에 얻어 맞고 쓰러졌다. 당시 미사키는 링에 두손을 짚고 엎드린 추성훈의 얼굴을 발로 차는 일명 ‘사커킥’을 구사했다. 이는 반칙이었다. 미사키는 추성훈을 두고 모욕을 가하며 “일본인은 강하다”를 외쳤다. 이에 한국팬들은 재일교포인 추성훈이 공개모욕을 당했다며 미사키와의 재 경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 뒤 추성훈은 한국에서 인기가 높아졌고 각종 광고에 다수 출연했다.

추성훈은 UFC에서 6경기 출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스타인 앤더슨 실바와의 경기 혹은 미들급 챔피언 타이틀매치 등을 노리고 있다.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 oasis@donga.com


▲ 동아닷컴 임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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