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2009 샛별]남자피겨 희망 13세 이동원

  • 입력 2009년 1월 17일 02시 57분


트리플점프 자유자재… 쇼맨십도 만점

“연아 누나가 여자 피겨의 인기를 살렸듯이 저도 남자 피겨 붐을 일으키고 싶어요.”

국내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피겨 여왕’ 김연아(19·군포 수리고)의 등장으로 봄을 맞고 있다. 반면 남자 피겨스케이팅은 여전히 겨울이다. 하지만 그 겨울은 오래가지 않을 듯하다. ‘남자 김연아’를 꿈꾸는 샛별이 떴기 때문이다.

10일 끝난 전국선수권대회 주니어 남자 싱글에서 우승한 이동원(13·과천초)이 주인공. 그는 종합 144.62점을 얻어 2위 이준형(능내초·117.56점)을 큰 점수 차로 제쳤다. 시니어 남자 싱글 우승자 김민석(불암고·132.55점)보다 높은 점수.

김연아와 김나영(19·인천 연수여고)을 가르쳤던 신혜숙 코치에게 지난해부터 지도를 받고 나서 실력이 부쩍 늘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아시안트로피 노비스(유소년)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신 코치는 “동원이는 발전 속도가 빠르다. 김연아 못지않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

또래 선수들이 하지 못하는 트리플 점프 5개를 모두 소화해 내는 이동원은 실력만 출중한 것이 아니다. 쇼맨십도 뛰어나다.

지난해 5월 열린 한 아이스쇼에서 그는 복싱 선수 복장을 하고 귀여운 연기를 펼쳐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시상식 직후 빙판으로 뛰어들어 점프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또래들과는 달리 TV 볼 시간도 없다. 훈련만 하기에도 하루가 짧다. 그는 “훈련장과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면 어느새 자야 할 시간이 된다”며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순간은 잘 안되던 점프를 성공했을 때”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의 목표는 국내 1인자를 넘어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

“2014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꼭 따고 싶어요. 국내에 유명한 남자 피겨 선수가 없는 만큼 제가 그 역할을 하고 싶어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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