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깜짝 도약한 주인공들]<5>한국인 첫 UFC 진출 김동현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격투기 메이저리그’서 2연승 서프라이즈!

종합격투기 선수 김동현(27·부산팀M.A.D).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나 CF 모델로도 인기를 누리는 추성훈에 비하면 아직은 덜 알려진 이름이다.

하지만 격투기를 좀 안다는 마니아들은 최홍만이나 추성훈보다 김동현을 더 쳐준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UFC에 진출해 2연승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열리는 UFC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몰려 있는 곳이다. 최홍만과 추성훈이 뛰는 일본의 K-1과 드림에도 UFC에서 통할 만한 선수가 있긴 하지만 많지는 않다.

헤비급 스타선수는 대전료와 보너스를 합쳐 경기당 100만 달러 가까이 받고 선수들의 계체 장면을 보려고 수천 명이 몰려드는 UFC는 야구로 치면 메이저리그인 곳이다.

김동현은 용인대 유도학과를 나왔지만 전국 규모 대회에 나간 적은 없다. 중학생이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전기영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동네 체육관에서 유도를 배우기 시작했고 고교 2학년 때 TV에서 우연히 일본 격투기를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돌아’ 격투기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누워서도 치고받는 경기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보는 순간 내가 가야 할 길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뒤 유도학과를 택한 것도, 해병대를 다녀온 것도 격투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제대하던 2003년 때마침 국내에 격투기대회가 막 생기기 시작했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연전연승한 그는 2004년 국내 대회 스피릿MC를 통해 프로에 데뷔해 2승을 거둔 뒤 2006년 일본 종합격투기 딥에 진출해 7연승(1무승부)을 기록했다.

그의 가치를 알아본 UFC가 마침내 ‘콜’을 보냈고 그는 올해 UFC에서 치른 2경기에서 한 번은 TKO로, 한 번은 판정으로 이기며 격투기를 시작한 이래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자신을 선수이기에 앞서 격투기 마니아라고 하는 그는 “잊지 못할 한 해였다. 첫 단추를 잘 꿰었지만 최종 목표는 UFC 웰터급 챔피언”이라며 “화끈한 경기로 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내년 2월 미국의 카로 파리시안(26)과 UFC 3번째 경기를 치른다.

부산=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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