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한 수의 방심

  • 입력 2008년 12월 19일 03시 00분


○ 고근태 6단 ● 박정상 9단

본선 8강 2국 총보(1∼203) 덤 6집 반 각 3시간

바둑이 끝날 무렵 궁금한 대목이 하나 있었다. 백 188로 참고도 백 1로 젖히면 중앙 흑이 패가 나지 않을까.

김승준 9단이 빙긋 웃으며 흑 6을 보여준다. ‘아∼’ 하는 깨달음의 소리가 절로 흘러나온다. 흑 6으로 중앙 흑은 두 점을 내주는 대신 흑 8로 연결할 수 있다.

유리하면 굳이 먼저 싸울 필요가 없다. 유리함을 지킬 수 있다면 적절한 수준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상대가 무리한 수법으로 달려들 때는 응징해야 한다.

100여 수까지는 백의 독무대. 상변 백 40의 멋진 행마와 백 62의 맥을 선보였고 백 108로 중앙 흑 한 점을 끊을 무렵엔 백이 확실히 우세했다.

그러나 흑이 중앙에서 배짱을 부리며 승부수를 던졌을 때 백 118로 물러선 수가 너무 나약했다.

한 수의 방심으로 중앙 백 집이 초토화되고 거꾸로 흑 세력이 생겼다. 이런 흐름에선 역전은 불가피했다.

174·179…22, 175…24, 192·198…70, 195…189.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59분. 203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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