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때 이른 무더위… 때 만난 보양식

  • 입력 2008년 7월 16일 03시 01분


올해 무더위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느낌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지난달 17일 찾아온 장마 전선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돼 있지만, 비가 오락가락하는 마른장마가 계속된 것이 무더위의 한 이유입니다. 보통 때 같으면 장마 이후에나 찾아올 무더위가 빨리 시작된 셈이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복(伏)이 돌아왔습니다. 19일이 초복이라는군요. 더위가 빨리 찾아온 만큼 더 기운이 없어지는 것 같은 여름입니다. 이럴 때는 보양식이 제격입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GS마트 등은 초복을 전후로 일제히 삼계탕용 생닭을 싸게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진행합니다.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공급이 부족해진 닭 가격이 많이 올라갔지만 이들 유통업계는 대부분 계약 사육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 가격을 내리고 있습니다. AI가 발생한 지역과 상관없는 지역에서 키운 닭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쇼핑몰 업계는 주로 ‘싱글족’을 위한 간편 보양식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디앤샵은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반마리 삼계탕’ 3팩을 9800원에 팔고 있습니다. 남원 추어탕 6팩은 1만6900원이면 살 수 있네요.

요즘 닭과 함께 많이 찾는 보양식이 전복이나 낙지, 장어 같은 해산물입니다. 특히 전복은 최근 양식 어민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05년만 해도 산지에서 kg당 4만5000원 선이던 전복 가격이 올해는 3만3000원까지 내려갔네요.

사정이 이렇게 되자 백화점업계는 발 빠르게 전복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신세계백화점은 20일까지 닭에 전복, 낙지, 수삼, 대추를 넣은 ‘해신탕’을 평소 가격보다 20%싼 3만1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전복 삼계탕세트를 3만7000원에 내놓았습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모두를 지치게 하는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이처럼 복날을 만난 유통업계는 오히려 더위가 반갑습니다. 모쪼록 우리 경제의 다른 부문도 ‘보양식’ 한 그릇을 먹고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주성원 기자 산업부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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