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기막힌 부부절도범

  • 입력 2008년 4월 29일 02시 58분


남편이 카트에 물건 담아오면

할인점 감독관 아내는 빼돌려

등산복, 전기면도기, 노래방 기기…. 끝도 없이 쏟아지는 물건을 보고 경찰도 혀를 내둘렀다.

서울 서초경찰서 경찰관은 27일 오후 인천 부평구에 있는 강모(47) 씨의 집을 찾았다. 경찰관과 대형마트 직원 등 5명이 동행했다.

강 씨는 대형 마트 매장 직원인 아내와 짜고 3년 동안 수천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이 집에 있던 물품을 하나하나 밖으로 옮기자 이웃 주민들은 경찰에게 “어디 이사 가시나 봐요?”라고 물었다.

부부의 절도는 2005년 1월 시작했다. 강 씨가 오리털 잠바와 보온도시락 등 48개 품목(190만 원 상당)을 카트에 담아 계산원이 없는 빈 계산대에 놔뒀다.

계산원 감독관인 부인 한모(46) 씨는 카트를 계산대 밖으로 빼냈다.

이들은 올해 3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18차례에 걸쳐 라면, 통조림, 전기면도기 등 610여 가지 품목(2300만 원 상당)을 훔쳤다.

강 씨 부부는 27일 같은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다 덜미를 잡혔다. “절도가 자주 발생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근무를 하던 경찰에게 발견됐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학생 딸이 호주 유학을 가고 싶다고 해 생계비를 아끼려고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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