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 끄기 캠페인은 지난해 호주에서 시작돼 올해는 유럽과 중국 등 세계 20여 개 대도시와 300여 개 소도시로 확산됐다. 한 시간 전등을 끈다고 에너지가 크게 절감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인이 에너지 절약과 지구환경의 미래를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구온난화는 극지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자연현상을 넘어 경제활동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압력으로 바이오연료 사용이 급증하면서 국제곡물가격이 뛰었다. ‘농업발(發) 인플레이션’이 수입 물가를 올려 주부들의 장바구니를 가볍게 만들고 있다.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값 상승으로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적자를 보였다. 지구환경과 에너지 위기는 거대한 환경 담론이 아니라 가정경제 및 삶의 질과 직결된다.
에너지를 아끼는 라이프스타일을 체질화, 생활화하는 것은 자원 확보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 못지않게 중요하다. 나 홀로 운전 대신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고 하나뿐인 지구를 보호하는 데 기여하는 길이다. 본보가 연재 중인 ‘고유가 시대 살아남기’ 시리즈에서 보듯 우리 주변에는 무심코 저지르는 에너지 낭비 사례가 너무 많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절약할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에너지 절약정신이 우리의 의식과 행동에 깊이 뿌리내리도록 이웃끼리 서로 격려할 필요도 있다.
한 사람의 힘은 작지만 인류가 함께 뜻을 모으면 세상을 바꾸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전등 끄기 행사가 그 작은 출발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