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조영리/‘판박이 성공’ 부추기는 사회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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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까지 1년 반 동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온 친구가 있다. 한국에 와서 처음 한 말은 “다시 떠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코스모스’라는 이름의 남자 친구를 두고 온 아쉬움도 있었지만 삶의 여유가 있는 그곳이 그립다고 했다.

한국에 오자마자 그동안 배운 영어를 까먹기 전에 토익 점수를 바짝 올리라는 선배, 대기업 S사에 취업하라는 엄마, 번듯한 직장에 합격하려고 빡빡하게 대학 생활을 하는 친구…. 유학생활을 마치고 다시 한국 대학생의 자리로 돌아와 보니 전보다 치열해진 분위기에 가슴이 너무 답답하더라는 얘기였다.

알고 보니 이런 학생이 주위에 적지 않다. 갑갑한 한국에 사느니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아주 외국에서 살겠다고 돌아가는 친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기회만 되면 한국을 뜨고 싶다며 여행이나 어학연수로 외국을 떠도는 친구도 있다.

왜 지금 우리는 삶의 여유조차 없이 이토록 경쟁하며 사는 걸까? 당연히 성공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성공하길 원한다. 꿈을 가진 젊은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서점에 가 보면 성공의 기술을 다룬 책이 즐비하다. 대화 인간관계 직장 사랑까지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단 책이 독자를 불러 세운다. 성공한 사람의 이미지는 어젯밤 TV 드라마에서 본 ‘실장님’과 비슷하다. 하나같이 젊고 세련됐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은 자신도 모르게 대중매체나 사회적 통념에서 유래된 전형적인 모습일지 모른다. 우리는 이것만을 성공으로 여기며 그런 모습이 되려고 강박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아닐까. 성공은 하나의 기준으로만 규정하기는 어려운데 말이다.

조영리 단국대 국문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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