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 물러섬은 굴욕

  • 입력 2007년 10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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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는 것을 굴욕으로 여기는 두 기사의 충돌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 시발점인 흑 29는 결론부터 말하면 수순 착오였다. 백이 30으로 젖혀가자 목진석 9단은 비로소 실수를 깨달았다. 흑 31로 눌러갈 때 백이 손을 뺄 수 있다는 점을 깜빡한 것.

흑 29는 참고 1도처럼 먼저 흑 1, 3을 두고 흑 5(실전 29)를 뒀으면 백 6으로 젖힐 수가 없다. 흑 11까지 흑이 말끔하게 정리되기 때문.

뒤늦게 흑 31을 뒀으나 백은 예상대로 32로 중앙을 보강한다. 흑이 내친김에 백 두 점을 잡다간 통째로 공격당할 우려가 있다. 흑 35가 불가피한 후퇴. 목 9단의 의욕적인 출발이 초반부터 꼬인 느낌이다.

그 와중에 백 32도 실수였다. 참고 2도 백 1로 늘었으면 더는 중앙을 보강할 필요가 없었다. 백 7로 좌하 귀에 선착할 여유가 생기는 것.

결국 백 40으로 중앙에 한 수 더 놓는 동안 흑도 41을 둘 수 있어 흑 29의 손해를 만회했다.

전투가 일단락되나 싶었는데 백 52까지 끊고 끊기는 싸움이 재연됐다. 바둑은 끝을 알 수 없는 전투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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