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씨가 드러낸 限界

  • 입력 2007년 10월 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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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이 대분열 반민주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동원 투표’ 논란으로 후보끼리 치고받더니 경선 일정의 잠정 중단에 이르렀다. 정동영 후보 측이 노무현 대통령의 명의를 도용했다는 점과 선거인단을 조직적으로 동원했다는 사실이 두드러진 이유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누더기 가건물’ 신당의 태생적 한계와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후보의 ‘속빈 흥행’ 기대심리가 빚어 낸 필연이다.

위장 통합으로 급조된 신당이 오직 반짝 흥행만을 노리고 경선을 치르다 보니 그 틈새에서 온갖 반칙과 구태가 판을 친 것이다. 선거인단 대리 등록을 허용하고, 검증을 포기한 경선이 민주를 표방하는 정당에 있을 수 있는가. 대통령 이름까지 훔칠 정도라면 145만 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가짜’가 얼마나 많겠는가. 20%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이 말해 주는 것들이 적지 않다.

어느 후보인들 떳떳하겠는가.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두 차례나 지낸 정 후보는 공정 경선에 앞장서기는커녕 ‘버스떼기’ 논란으로 혼탁을 부추기더니 대통령 명의 도용까지 사과해야 했다. 당을 두 번이나 깨고 나와 보여 준 것이 고작 이것이라면 그가 외치는 민주와 개혁은 공허하다.

현 정권 국무총리를 지낸 이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의 충실한 계승자로 민주 평화세력의 적자(嫡子)라고 자임해 왔다. 그런 그가 이른바 친노(親盧)라는 한명숙, 유시민 씨를 사퇴시키고도 세(勢)가 불리하니까 손 씨를 끌어들여 경선을 중단시켰다. 높은 지지를 받았더라도 그랬겠는가. 이 후보 자신의 비전도 없다.

초반 열세에 TV 토론마저 거부하고 잠행했던 손 후보는 이 후보의 경선 중단에 동조함으로써 신당에 또 한번 치명상을 안겼다. 한나라당에 대해 ‘군사독재의 잔재’라며 14년간 마시던 우물에 침을 뱉고 돌아선 손 씨이기에 그의 경선 행태는 ‘내가 1등 아니면 다 문제’라는 어깃장으로 비칠 뿐이다.

무엇으로 대한민국 리더십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씨는 이 물음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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