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스타]마우스로 그림 그리는 이미경 씨

  • 입력 2007년 3월 2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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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우스만 가지고 이 그림을 그렸단 말인가요?”

여러 사람 앞에선 쑥스러워 말도 잘 못한다는 평범한 30대 아줌마 이미경(35·인천 부평구·오른쪽 사진) 씨. 그는 ‘마우스 그림’으로 하루아침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스타가 됐다.

이 씨의 작업 모습을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그는 ‘그림판’이나 ‘포토샵’ 프로그램에서 보통 마우스만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것은 못 하나만 가지고 석상(石像)을 조각하는 것에 비유할 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이 씨가 마우스를 사용해 드라마 ‘주몽’의 주인공 얼굴(왼쪽 사진)을 그리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은 다음TV팟에서 1만8000여 회, 엠엔캐스트에서 1만4000여 회나 조회됐다. 그의 블로그와 각종 손수제작물(UCC) 사이트에는 영화 ‘사탄의 인형’ 주인공 처키를 비롯해 케이크 같은 음식, 인기 스타들의 얼굴 등 10편이 넘는 마우스 그림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 씨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지만 집안 형편 때문에 정식으로 미술을 배운 적은 없다고 한다. 아이들 키우랴 일하랴 바쁜 나날을 보내다 2004년부터 값비싼 물감이 필요하지 않은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 동영상으로 편집하는 법을 깨친 뒤에는 ‘UCC 그까짓 것 나라고 못하랴’ 싶어 자신이 제작한 첫 동영상을 다음TV팟 사이트에 올렸다. 자고 일어나 보니 하루 만에 조회 수가 3만 건을 넘었다.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한 할머니의 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담은 이 ‘작품’은 지금까지 6만2000여 회나 조회됐다.

얼굴 그림 하나를 그리는 데 6∼12시간이 걸리지만 이 씨는 전혀 힘들지 않단다. 손가락이 마비된 것처럼 뻣뻣해져도 마우스를 쥐고 있는 동안은 황홀경에 빠진 기분이라고 한다.

‘꿈짱’이라는 별명답게 그의 꿈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마흔 즈음에 정식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하고 싶어요. 아들 녀석들도 화가가 꿈이라는데 ‘모자(母子) 화가’ 어때요? 멋지지 않나요?”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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