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앰배서더 Really?]大보름달? 小보름달!

  • 입력 2006년 2월 10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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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우리와는 너무나 친숙한 천체다. 옛날에는 달에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고까지 생각했으니 우리 선조들의 상상력은 남다른 데가 있다. 토끼와 방아의 모습은 바로 검은 현무암으로 된 달의 바다가 그렇게 보였기 때문이다.

설날 이후 처음으로 맞는 보름을 정월 대보름이라 하고 이날 뜨는 보름달을 정월 대보름달이라 한다. ‘클 대(大)’자가 붙어 있는 대보름달은 실제로 다른 보름달보다 하늘에서 크게 보일까.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올해의 대보름달은 1년 중 가장 작게 보이는 보름달이다. 어느 때의 보름달이나 크게 보일 수도 있고 작게 보일 수도 있다. 달의 크기는 지름이 3476km로 일정하다. 그런데도 달의 크기가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달이 지구 주위를 찌그러진 원 궤도를 따라 돌기 때문에 궤도상의 위치에 따라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하늘에서 보이는 달의 크기도 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월의 보름달을 대보름달로 부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하늘에서 달의 위치에 따라 달의 크기가 다르게 보인다. 우리의 시신경은 사물을 볼 때 주변의 사물과 비교해 그 크기를 판단한다. 보름달이 뜰 때는 지평선의 건물이나 나무와 비교되지만 중천에 떠 있을 때는 비교대상이 없다. 이 때문에 우리는 지평선에서 달을 볼 때는 같은 달이라도 중천에 있을 때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한다.

다음으로 우리 선조들이 정월 대보름에 달맞이를 하던 광경을 상상해 보자. 달이 뜨길 애타게 기다리다가 주로 지평선이나 구릉 위에서 떠오르는 달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니 다른 때 보는 보름달보다 대보름달이 훨씬 크게 느껴졌을 것은 당연하다.

다른 달보다 훨씬 더 작게 보여 빼어난 아름다움을 준 달도 있다. 바로 지리산 10경 중 하나로 유명한 벽소명월이다. 지리산 벽소령 계곡에 뜨는 달은 푸른빛을 토하듯이 차갑게 느껴진다고 하는데, 이는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중천에 떠 있을 때 보이기 때문이다.

안홍배 부산대 과학교육학부 천문학 전공 교수 hbann@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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