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가 망친 경제정책에 가슴 찢어진다”

  • 입력 2005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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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을 앞둔 장일석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이 “정치가 망친 경제정책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는 발언을 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포퓰리즘 때문에 경제정책이 왜곡돼 결국 국민이 피해자가 됐다는 고발이자 비판이다.

장 실장은 특히 “참여정부 탄생과 동시에 분배문제가 너무 전면에 불거져 국가경제 손실이 컸던 것을 경제관료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투자규모 3조6000억 원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실기(失機)하게 한 과도한 규제정책, 대기업과 부자를 때려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킴으로써 서민층 민생까지 더 어렵게 만든 정책 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환갑의 공무원은 “결과적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부작용과 오류가 밀려오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덕수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능력과 경륜을 갖춘 경제관료들에게 묻고 싶다. 왜 아마추어 정치인들의 옳지 못한 간섭을 막지 못하는가. 국민에 봉사해야 할 공복(公僕)이 정치권력을 상전으로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가.

정치가 망친 경제정책에 직접 피해를 보는 국민은 장 실장처럼 가슴이 아픈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민을 먹여 살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주기는커녕 희망까지 빼앗은 포퓰리즘 정치의 후유증은 미래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장 실장의 고언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공무원들에게는 ‘혁신’을 강조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수구(守舊)와 구태(舊態)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현 정권이야말로 가슴 아픈 성찰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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