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흡연학생 체벌한 의경에 “잘했다!”

  • 입력 2005년 10월 14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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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경찰들이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고교생들을 붙잡아 ‘단체기합’을 주고 폭행을 가해 논란이 일고 있으나 정작 시민들은 의경들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충남지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0시경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방범순찰대 의경 5명은 천안시 대흥동 천안역 부근에서 담배를 나눠 피던 고교생 4명을 붙잡아 인근 교통초소로 끌고 갔다.

의경들은 교통초소에서 학생들에게 1시간여 군대식 ‘단체기합’과 팔굽혀펴기 등 ‘얼차려’를 가했으며 학생들이 지쳐 쓰러지자 머리와 정강이를 폭행했다.

지역 언론들은 “폭행과정에서 일부 학생은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관할 경찰서에서 의경들을 조사 중이고 혐의가 인정될 경우 처벌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부상을 당한 학생의 진단서를 발급받아 경찰에 제출하고 처벌과 피해보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소식이 전해지자 사이버경찰청 홈페이지에는 “탈선 청소년을 엄중하게 계도한 의경들을 지지한다”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ID ‘김태안’은 “의경들은 담배 피우는 고등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직분에 충실했다”며 “다소 물리적인 방법이 동원됐지만 그것 때문에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종필’도 “나도 흡연하는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다가가 타이르곤 한다. 그것이 어른의 도리가 아닌가”라며 “의무경찰이지만 경찰제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다. 부디 선처해서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면 누구나 꾸지람을 줄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상명’은 “요즘은 학생들이 길에서 담배를 피워도 누구도 제대로 말 못하는 세상이 돼버렸다”라며 “폭행한 것은 잘못이지만 이번 일로 의경들을 처벌한다면 앞으로 청소년이 흡연해도 누구도 나서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관련 의경들에게 포상휴가와 표창장을 주자는 의견도 있다.

‘최용준’은 “모른척하지 않고 계도 차원에서 지도한 것은 대단히 잘한 일”이라며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맡은 바 직무를 수행한 의경들에게 신뢰를 보낸다. 처벌이 아니라 오히려 표창장과 포상휴가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이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었다.

스스로를 의경과 같은 소속의 경찰이라고 밝힌 남모 씨는 “1시간의 감금과 폭행은 말도 안 된다. 과장됐다”며 “경찰신분으로 길거리에서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담배를 피우자 꾸지람을 준 것이다. 오죽했으면 나이도 형뻘인 의경들이 학생들을 때렸을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흡연 청소년이 대든다고 때리는 것은 어느 나라 법이냐. 법을 수호해야할 의경이 법을 무시하고 주먹으로 다스린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의경을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천안경찰서 청문감사관 관계자는 14일 동아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사건을 조사중이고 곧 징계위원회를 열어 처벌할 방침”이라며 “의경들이 근무 중에 담배 피우는 학생들을 보자 가볍게 훈계를 준다는 것이 도가 지나쳤다. 아이들에게 군대식 기합을 주고 몇 차례 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1시간동안 감금 폭행, 부상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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