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金윤규 스캔들’ 뿌리 캐야

  • 입력 2005년 10월 1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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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이 금강산 사업 추진 과정 중 세금으로 조성된 남북협력기금에서 지원된 돈까지 유용했다는 현대그룹 내부감사 결과는 남북협력사업의 불투명한 단면을 잘 보여 준다. 김 씨가 빼돌렸다는 8억6000만 원의 비자금이 개인적 용도로만 쓰였는지도 의문이다. 그는 북한과 현대 간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때마다 북한 당국자들과 따로 만나 북측에 유리하게 협상을 매듭지었다는 것이 현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면서 김 씨의 경영 일선 복귀를 현대 측에 요구한 것은 김 씨와 공생관계였기 때문인가. 특히 일부 보도대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9월 11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 북측의 요구에 가세한 것이 사실이라면 정치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당시 정 장관은 현 회장 측이 김 씨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한 사유, 즉 비리 내용을 보고받았을 상황이다.

김 씨가 빼돌린 돈 가운데 50만 달러(약 5억 원)가 남북협력기금 지원금이라는 현대 측 감사 결과에 대한 통일부의 해명도 석연치 않다. 통일부는 어제 “개별기업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지 않으며 금강산 사업에는 한국관광공사, 한국수출입은행, 조달청 등을 통해 간접 지원됐다”며 김 씨의 기금 유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발뺌했다.

그러나 금강산 사업에 투입된 돈은 엄연히 남북협력기금이며, 최종 감독 책임은 통일부에 있다. 통일부는 남북협력기금에 대해 수시로 실태조사를 하도록 돼 있으나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남북협력기금을 이처럼 운용하면서 올해 7500억 원에서 내년 1조 원으로 증액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한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

정부는 ‘검은 거래’의 악취(惡臭)를 풍기는 대북협력사업에 세금을 더 넣을 생각을 하기 전에 ‘투명성’부터 확보해야 한다. 감사원은 또다시 ‘꼬리 자르기식’ 특감을 반복해선 안 된다. ‘김윤규 비호’의 뿌리를 캐야 한다. 검찰도 수사와 사법 처리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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