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위 편파방송 논란속 제작진 입장표명

  • 입력 2005년 7월 19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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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투나잇’ 제작진은 지난 12일 방송된 ‘평택 미군기지 반대시위’ 프로그램의 편파보도 논란에 대해 18일 “편파보도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강택 책임PD는 이날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폭력시위를 비호내지 두둔하고 전경을 비난한 적이 없다”며 “저희들이 비판한 것은 바로 당시 현장에서 폭력의 사용을 고무, 사주한 이OO 경무관의 행태였다”고 주장했다.

이 PD는 “당시 현장을 지휘한 이OO 경무관이 ‘상체를 공략해 논에 처박아!’ ‘그대로 받아쳐!’ 등등 무책임한 선동을 했다”며 “만약 좀 더 냉정하고 세련된 지휘가 이뤄졌다면 전경과 시위대 양측 모두에 그렇게 많은 부상자들이 속출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PD는 또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던 “과연 어느 나라 경찰인지 모르겠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방송직전까지도 ‘도대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근본적인 이유가 뭘까?’라고 자문했다”며 “결론은 이 땅에서 미군기지가 누리고 있는 현실적 위상과 상징성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상념들이 교차했다”고 밝혔다.

“외세에 의해 창설되고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민중을 경시하고 오히려 적대시해온 전통, 일부 간부층들에게 특혜를 보장해 사병 또는 일반 전경들을 강압적으로 통제해 시민사회를 억압하는데 동원해온 역사적 뿌리가 다시 드러난 것은 아닐까?”

그는 “이렇게 복잡하게 교차하는 상념들을 담아 ‘이런 현실이 서글프다.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인지 모르겠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인터넷 매체가 촬영한 영상을 뒤늦게 입수해 방영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그는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면서 “PD와 카메라가 시위 현장을 속속 취재해 (이날)방송했으며, 다음날 여러 매체에서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진 까닭에 그것을 추가로 다뤘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 PD는 마지막으로 “폭력진압의 선동, 교사자인 한국경찰의 지휘부를 고발하고자 한 것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였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면서 “사용한 표현의 일부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었음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향후 더욱 신중한 자세로 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PD의 글을 읽은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수긍하기보다는 “제작자의 주관이 프로그램에 반영된 사실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오히려 반발했다.

누리꾼 ‘황종배’는 “제작자가 이런 편향된 사고를 갖고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냐”면서 “방송은 한 사람의 주관과 잣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은석’도 “제작자 개인적인 사상과 가치관을 프로그램에 일방적으로 주입시키지 말라”며 “방송은 사건을 공정하게 다루면 되고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이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경찰 지휘대의 언행이 지나쳤다는 부분도 수긍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동진’은 “제작자는 이OO 경무관의 언행을 문제로 삼으면서 왜 시위대의 폭력에는 관심이 없느냐”고 반문하며 “어떤 이유로도 이번 평택 시위 참가자들의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정상’은 “경찰 지휘관은 전경들이 쇠파이프와 죽창에 맞고 있어 보호했을 뿐”이라며 “제작자는 경찰이 먼저 시위대를 자극했다고 주장하지만, 경찰청과 시민단체의 화면을 보면 시위대들이 먼저 전경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평화적인 시위를 폭력으로 유도한 것은 경찰이다. 경찰 지휘자의 (강경진압)명령을 듣지 않았는가?”라며 방송의 입장을 옹호했으나 소수에 그쳤다.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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