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프로농구 드래프트 국내선수 한때 집단 퇴장

  • 입력 2005년 2월 2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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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노리며 NBA 하부리그 NBDL에서 뛰고 있는 방성윤(로어노크 대즐)이 한국농구연맹(KBL)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TF에 지명됐다.

KTF는 2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대학졸업예정자 및 재학생, 해외동포 등 3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국농구연맹(KBL) 2005 신인드래프트에서 추첨으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뒤 방성윤을 지명했다. 모비스는 2순위로 재미교포 브라이언 김(한국명 김효범·뱅가드대)을 지명했다.

브라이언 김 선발과정에서 이에 불만을 품은 국내선수들이 전원 집단 퇴장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으나 1시간여 만에 복귀, 23명이 지명됐다.

그동안 국내복귀시기를 놓고 논란을 빚어왔던 방성윤은 이날 지명에 의해 일단 6월말까지 KTF와 입단계약을 맺어야 한다. 방성윤이 입단계약 체결을 거부하면 KBL 규정에 따라 앞으로 5년간 국내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없다. 이 경우 선수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참가하도록 하는 드래프트 규정의 적법성을 놓고 분쟁이 예상된다.

2005 프로농구 국내선수 드래프트
지명
순서
1라운드2라운드
1KTF방성윤
(포워드)
박상기
(가드)
2모비스브라이언김
(포워드)
이승현
(포워드)
3SK한상웅
(가드)
김종완
(센터)
4SBS김광원
(센터)
김지훈
(가드)
5전자랜드정재호
(가드)
김원
(가드)
6LG김일두
(포워드)
김승민
(포워드)
7삼성서동용
(포워드)
김동욱
(포워드)
8오리온스정상헌
(포워드)
윤지광
(포워드)
9KCC강은식
(센터)
진상원
(가드)
10TG삼보윤병학
(가드)
김영재
(센터)
※2라운드는 1라운드 지명의 역순. 3라운드 지명 : 모비스-정세영(센터), 오리온스-추철민(가드) TG삼보-임형석(가드)

방성윤이 KTF와 입단계약을 맺을 경우에는 그의 국내 복귀시기를 놓고 팀과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 방성윤은 이날 드래프트장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최근 측근을 통해 “국내 구단에 지명되더라도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당분간은 미국에서 NBA 진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KTF가 방성윤의 입장을 받아들일 경우 임의탈퇴선수 등의 형식으로 방성윤이 당분간 미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한편 SK는 재미교포로 폴리고교를 졸업한 한상웅을, SBS는 205,7cm의 센터 김광원(중앙대)을, 전자랜드는 가드 정재호(경희대)를, LG는 포워드 김일두(고려대)를, 삼성은 포워드 서동용(한양대)를 뽑았다.

SBS의 김동광감독은 2라운드 7순위로 자신의 아들인 김지훈(고려대)을 지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 집단퇴장 원인은… “문호 개방”-“현실 무시” 갈등 폭발

사상 초유의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퇴장 사태는 프로와 아마의 깊어진 골과 어설픈 규정 때문이다.

이번 드래프트는 처음으로 해외동포선수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선수 층을 넓혀 전력 향상을 꾀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해외파 영입은 가뜩이나 취업난에 시달리는 국내 대학 농구의 현실을 외면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이해 당사자인 대학 농구 측과 어떤 협의도 이뤄지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으로 처음부터 분쟁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게다가 오리온스가 브라이언 김을 영입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하면서 다른 프로팀의 불신감까지 높아졌다.

이날 드래프트에 앞서 SK와 KTF를 제외한 나머지 8개 팀 감독들은 브라이언 김 선발에 문제가 있다는 의사를 한국농구연맹(KBL)에 전달했으나 이마저 묵살됐다. 드래프트 대상자는 전원 트라이아웃이라는 시범경기를 치러야 했으나 브라이언 김은 개인사정을 이유로 불참한 것.

결국 브라이언 김이 지명을 받으면서 대학 졸업반 선수들이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에 프로 감독들은 자체 모임을 갖고 선수들이 돌아올 때까지 지명하지 않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1시간 넘게 중단된 드래프트는 프로 단장들이 대학 감독과 만나 20명 이상 선수를 뽑겠다고 약속하고 나서야 재개됐다.

당초 15명 정도의 지명이 예상됐던 올해 드래프트는 볼썽사나운 장면 끝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23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프로농구 출전 엔트리가 13명으로 묶인 현실에서 신인 선발이 많아지면 기존 프로 선수들은 유니폼을 벗을 수밖에 없다.

결국 프로와 아마 농구 모두에게 상처를 남긴 드래프트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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