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현장에서/점점 커지는 서민 박탈감

  • 입력 2004년 12월 15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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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적어도 표면상 수치상으로 지난해 ‘10·29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부터 ‘집값 잡기’에 성공했다. 종합부동산세 신설 등 ‘중단없는 규제’로 인해 앞으로도 집값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와 달리 ‘중산층과 서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지난해보다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 몇 곳을 돌아봤다. 중개인들은 대체로 “더 좋은 평형, 더 좋은 지역으로 ‘갈아타기’는 정말 어렵게 됐다”는 말들을 먼저 꺼냈다.

이들의 수첩에 기록돼 있는 지난해 11, 12월과 올해 11, 12월의 실제 거래 액수를 확인해 봤다. 재건축·리모델링 계획이 그 사이에 생기거나 바뀐 것도 아니고, 똑같이 ‘로열층’이라 비교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서울 구로구 A아파트 34평형은 1년전 2억2000만원, 최근에는 1억9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인근의 양천구 B아파트 35평형은 1년 전 5억5000만원, 현재는 5억9000만원이었다. 둘의 자산가치는 3억3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벌어졌다.

또 서초구 C아파트 25평형은 1년 전 3억9000만원에서 현재 3억4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인근 강남구 D 아파트 48평형은 10억2000만원에서 10억5500만원이 됐다. 가격 차는 6억3000만원에서 7억1500만원으로 늘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도 눈길을 끈다. 최근 서울 입주 아파트 75만8483가구(재건축 대상 제외)를 대상으로 10·29 대책 발표 이후 1년간의 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40평형대 이상은 2.37%, 25∼40평형대는 3.8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25평형 미만은 9.64%나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원하는 대로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전·월세를 놓기 위해, 혹은 자녀 증여용 등으로 ‘작은 집’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꽤 있었지만 지금은 세금 때문인지 수요층이 많이 줄었다.

내년이 되어도 소형평형 집값이 극적으로 반등하고 강남권과 대형 평형이 폭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히려 그 반대가 될까봐 우려스럽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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