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8기 국수전…부드러운 유창혁

  • 입력 2004년 11월 15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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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혁 9단과 원성진 6단은 2000년 왕위전 예선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공식 대결이다. 첫 대결은 원 6단이 이겼다.

백 4로 걸치고 흑 5의 한칸 높은 협공에 백 6으로 갈라친 것은 최근 유행하는 포석. 올 해 초 이창호 9단과 최철한 9단이 국수전과 기성전 도전 10번기에서 자주 썼다.

흑 9로는 참고 1도 흑 1로 적극 공세를 펼친 실전 사례도 있다.

그러나 유창혁 9단은 흑 11까지 불만이 없다고 본 것이다. 백 12는 ‘가’까지 벌리는 게 보통이나 흑에게 걸침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 흑 13의 갈라침은 당연하다. 백 22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지만 검토실에선 흑 19에 대해 한마디 던진다.

“확실히 유 9단이 부드러워졌다.”

과거의 유 9단이라면 참고 2도의 흑 1로 바싹 다가서는 강렬한 수를 택했을 것이다.

흑 5까지 흑이 공세적이다. 만약 참고 3도 백 2로 반발하면 흑 3으로 씌우는 수가 좋다는 것이다. 귀에 있는 백 두 점의 탈출로가 막히자 백이 흑보다 부담스럽다.

실전 진행은 참고 2도나 3도보다 더 여유롭다. 격렬하고 치열한 요즘 바둑 추세와 다른 길을 유 9단은 걷고 있다. 그도 젊었을 때는 ‘공격 바둑’으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이제는 외유내강의 이치를 깨달은 듯하다. 내년이면 불혹의 나이에 들어서기 때문일까.

해설=김승준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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