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소리없이 강하다…김한수 7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 입력 2003년 8월 26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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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한수
삼성 김한수
“피해갈 타자가 없네.”

‘스타군단’ 삼성과 경기 때마다 상대팀 감독들이 내뱉는 푸념이다. 사실 이승엽-마해영-양준혁의 막강트리오가 버티는 삼성타선은 겁난다. 그러나 다른 팀 감독들의 고민은 막상 다른 데 있다.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로 ‘소리 없이 강한’ 김한수(32)의 존재 때문이다. 김한수는 큰 고비를 넘겼다 싶으면 어김없이 적시타를 날려 승부에 쐐기를 박거나 하위타선으로 찬스를 이어가게 만든다.

25일 LG전에서도 그랬다. 6번타자로 나선 김한수는 1회 안타로 타점을 올린 뒤 3회에도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승엽과 마해영이 뜬공으로 물러난 뒤 양준혁의 안타로 만든 2사 1루에서 김한수는 오른쪽 깊숙한 3루타를 때려 이광환 감독의 넋을 빼놨다.

김한수는 이날 1회 안타로 97년부터 7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의 대기록을 세웠다. 프로야구 통산 9번째 기록.

김한수가 올해 세운 기록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1000경기 출전(현재 1014), 100홈런(104), 1000안타(1066), 500타점(528) 등이 올 시즌 그가 세운 기록. 94년 데뷔해 10년째이지만 95, 96시즌엔 군복무로 제대로 뛰지 못해 실제론 8년차나 다름없는 입장에선 만들기 쉽지 않은 기록.

이승엽과 같은 홈런포나 ‘내게 푸른 피가 흐른다’고 큰소리치는 양준혁의 쇼맨십은 없어도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며 차곡차곡 기록을 쌓아가고 있는 것. 한마디로 성실성이 돋보이는 선수다.

무색무취한 것처럼 보여도 김한수는 타격 정확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실력. 방망이 나무결대로 스윙을 한다고 정평이 나있다. 99시즌엔 7월말까지 ‘꿈의 4할타율’을 유지했었다. 비록 타율 0.340(타격4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그의 타격 실력에 이의를 다는 이는 없다.

게다가 8개구단 주전 3루수 중 가장 안정된 수비력도 지녔다. 올 시즌 99경기에서 실책은 단 4개. 코칭스태프에겐 보배 같은 존재다.

올 시즌 김한수의 개인적 목표는 3년 연속 3할 타율을 올리는 것. “우리 팀에선 홈런 몇 개, 타점 몇 개 정해놔봤자 의미가 없다. 나보다 뛰어난 선수가 많다. 단순하게 3할 타율이라고 정해놓으면 나머지(기록)는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5일 현재 김한수의 기록은 타율 0.287에 13홈런 52타점. 자신이 정해놓은 목표치에 아직 미달이다. 막바지에 달한 2003시즌에 김한수가 자신의 목표달성을 위해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야구팬의 관심거리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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