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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8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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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수원 SK-LG전에선 LG 알칸트라가 7회 2점홈런을 치고도 하늘을 향해 두팔을 치켜드는 홈런세리머니 때문에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아 아웃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를 계기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나왔던 엽기 사건들을 모아봤다.
▽이제 내 밥줄은 누가 챙겨주지?
올 초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전 롯데 백인천 감독. 그는 호기 있게 "올해도 해설가들은 롯데를 꼴찌로 예상할 게 분명하다. 그 양반들 밥줄을 끊어놓겠다"며 큰소리쳤다.
하지만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는 6일 구단으로부터 해임돼 스스로 밥줄이 끊기고 말았다. 롯데가 시즌 중 꼴찌에서 헤매고 있을 때 백 감독에게 물었다. "해설가 밥줄 끊겠다더니 어떻게 된 거죠?" "아, 그거요. 선수들 자신감 불어넣으려고 그랬죠…."
▽죽고 죽고 또 죽어도….
5월5일 수원 현대-기아전. 연장 10회초 5명의 타자가 아웃되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상황은 이랬다. 현대 조규제는 2사 3루에서 두 명의 타자를 연달아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진루시켰다. 기록상 삼진아웃이었지만 폭투를 던져 내보낸 것. 조규제는 마지막 타자 김상훈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냈으니 이 이닝에서 아웃된 기아 선수들은 모두 5명이었다.
▽실력과 사생활은 별개라니까
시즌 초 이혼 및 간통사건에 휘말려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던 삼성 임창용. 그래도 김응룡 감독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숙기간도 없이 5월9일 잠실 두산전에 그를 내보냈다. 이날 7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뛰어난 피칭으로 승리를 따낸 임창용이 경기 뒤 인터뷰에서 한 말. "그래도 이기니까 기분은 좋네요."
▽10-1리드→10-12패
2회까지 10-1 리드. 5월27일 수원 현대전에 나선 기아 선수들은 "오늘은 편안하게 가겠구나"하고 두 다리를 쫙 펴고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게 웬걸. 야금야금 점수를 까먹고 급기야 9회말 현대 심정수에게 끝내기 3점홈런을 얻어 맞아 프로야구 역대 최다점수차 역전패의 기록을 만들고 말았다. 그날 잠을 제대로 이룬 기아선수들은 아무도 없었다.
▽경호를 위해서라면….
2루심은 원래 공주머니를 차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선 2루심에겐 공주머니가 있었다. 시구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경호원이 심판으로 변장한 해프닝이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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