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한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 입력 2003년 8월 1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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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송호근 지음/271쪽 1만1000원 삼성경제연구소

4·19세대, 6·3세대, 유신세대, 광주세대, 시민항쟁세대, 386세대…. ‘세대’는 한국현대사에서 정권을 바꾸고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사의 전면에 등장해서 정권을 바꾸는 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 2030세대와 그들에 의해 쫓기는 입장에 서게 된 5060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변동을 ‘세대 갈등’의 관점에서 조명했다.

2030세대들은 ‘전국을 연결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참호 속에 들어앉은 세대원들끼리 은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진지에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던 5060세대는 이들간에 어떤 대화와 생각이 오가며 어떤 공감대를 형성해 갔는지 가늠하기 어려웠고, 그러던 어느날 정권교체가 일어나며 2030세대의 진지전은 총력전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제 드디어 전면적인 세대간 전투가 벌어지는 것인가? 저자는 “세계관의 대립이나 세대간 충돌이 너무 심해서 사회통합의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세간의 인식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사실상 세대간 갈등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있는 법. 세대간 갈등은 상대 세대의 장단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과정이다. 문제는 이렇게 파악한 장단점을 상대 세대에 대한 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느냐 사회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수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저자의 결론은 희망적이다. “2030의 저항을 5060이 이미 수용했으며 결국 두 세대는 같은 방향으로 여행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새로운 세대의 약진이 한국사회에 신선한 발전의 에너지를 분출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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