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심정수 회심의 홈런포

  • 입력 2003년 5월 9일 2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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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 심정수(현대)가 시즌 9호 홈런포를 때려내며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심정수는 9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2003 프로야구 현대-한화의 경기에서 팀이 3-1로 앞선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투수 에스트라다로부터 왼쪽 담을 넘기는 120m짜리 솔로 쐐기포를 쏘아 올렸다.

4일 수원 기아전에서 8호를 기록한 뒤 4경기(5일) 만의 홈런포 재가동. 이로써 심정수는 이날 침묵을 지킨 삼성 이승엽과 함께 홈런더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홈런왕 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 심정수와 이승엽은 지난 시즌 말미까지 나란히 46개의 홈런을 날렸으나 이승엽이 시즌 마지막 경기(10월20일 기아전) 연장 13회에 극적인 홈런을 뽑아내는 바람에 심정수의 생애 첫 홈런왕 등극이 좌절됐었다.

심정수는 지난달 6일 롯데전에서 왼쪽 뺨에 직구를 얻어맞아 25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했지만 이후 안면을 덮는 특수 헬멧을 쓰고 출장하며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현대는 이날 심정수 이외에 정성훈(5호)과 프랭클린(8호)이 나란히 홈런포를 가동하며 5-1로 승리, 2위 삼성과 승차 ‘1’을 유지하며 선두자리를 굳게 지켰다.

서울 잠실구장에선 삼성 임창용이 최하위 두산을 상대로 시즌 6승째를 간단히 따냈다. 최고 시속 146㎞의 강속구를 앞세워 선발 7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의 호투. 이로써 임창용은 현대 정민태와 함께 다승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삼성은 1회 1사 1루에서 이승엽과 마해영의 연속안타로 2점을 얻은 뒤 3-1로 앞선 4회 추가득점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이 경기에서 비록 이기긴 했지만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프로야구 이미지에 먹칠을 한 임창용에게 자숙의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곧바로 경기에 투입해 비난을 받았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기아전에선 SK가 스미스의 완봉 투구와 선발타자 전원안타(18안타)를 터뜨린 ‘속사포 부대’의 타격에 힘입어 10-0으로 대승을 거두며 기아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스미스는 이날 33타자를 맞아 안타 5개와 볼넷 3개만을 내주며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완봉승은 올 시즌 3호.

전 창기자 jeon@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라커룸] 두산 어필 늦어 1점 헌납

3루 주자가 외야 뜬공 아웃 때 리터치를 하지 않았지만 득점이 인정되는 진기한 상황이 연출됐다.

9일 잠실경기. 2-1로 앞선 2회 초 삼성의 1사 1, 3루 득점 기회. 두산 좌익수 백대운은 강동우의 빗맞은 타구를 전력 질주해 슬라이딩 캐치로 잡았다. 그러나 워낙 아슬아슬하게 잡아 당사자를 빼곤 모두 노바운드인지, 원바운드인지 헷갈렸던 상황.

3루와 홈 중간에 서 있던 박한이는 원바운드로 판단하고 그대로 홈을 밟아버렸다. 1루 주자 진갑용 역시 2루를 돌아 3루를 향해 질주했다.

이때 백대운의 송구를 받은 두산 3루수 쿨바가 3루를 밟는 대신 진갑용을 태그 아웃시킨 게 문제의 발단. 두산 수비수들은 당연히(?) 득점 없이 스리아웃돼 공수교대인 줄 알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이게 웬걸. 전광판에는 삼성이 1점을 추가한 것으로 나왔다.

이유는 ‘어필 플레이’. 야구규칙에는 ‘이닝이 끝났을 때 어필은 수비팀 선수가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 해야 한다’고 돼 있다. 결국 두산의 어필이 없어 먼저 홈을 밟은 박한이의 득점은 인정됐고 이후 진갑용이 태그아웃된 것으로 공식 기록됐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뒤늦게 “쿨바가 3루를 밟았다”며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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