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별과 꽃과 사랑의 노래'

  • 입력 2003년 5월 2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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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꽃과 사랑의 노래/김영진 엮음/184쪽 7500원 웅진닷컴

구상 황동규 안도현 나희덕 등의 빛나는 시 69편과 최상선 최옥자 이승일 등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이 만났다. 시인 김영진이 평소에 읽으면서 눈여겨본 시들을 가려 묶었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

정호승의 이 시는 푸른 색채가 주를 이루는 눈을 감은 여인이 담긴 이성자의 그림과 나란히 놓인다. 김영진은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 예지는 정녕 시인만의 것인가. … 우리도 그늘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하리”라고 감상을 붙여 놓았다.

이성선의 ‘사랑하는 별 하나’, 복효근의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오세영의 ‘그리운 이 그리워’, 마종기의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니므로’ 등도 함께 실렸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도 꽃을 피우는 일”이며 “외로움이 있어야 사랑이 있고 외로움이 있어야 시가 있다”는 엮은이의 단상은 말 그대로 짧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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