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타]장성호 “이승엽 벽 넘겠다”

  • 입력 2003년 4월 16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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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반드시 이승엽(27·삼성)의 벽을 넘어 골든글러브를 받아보고 싶어요.”

교타자 장성호(26·기아·사진)가 올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다. 장성호는 ‘국민타자’ 이승엽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왼손타자에 1루수. 최근 타순에서 3번을 치는 것도 비슷하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닮은꼴이다. 키도 1m83으로 똑같다.

지난해 장성호는 생애 처음 타율 0.343으로 타격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왕을 지킨 이승엽에 밀려 골든글러브를 끼어보지 못했다.

1루수 부문에서 이승엽은 97년부터 6년째 골든글러브를 독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장성호의 최대 목표는 이승엽을 제치고 ‘황금장갑’을 끼는 것.

두 선수의 타격방식은 판이하다. 장성호는 자연스러운 배팅을 선호하는 반면 이승엽은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 임팩트를 최대한 줘 담장을 넘기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이승엽이 프로 데뷔 이후 9년동안 271개의 홈런을 만들어낸 것과는 달리 장성호는 8년동안 101개의 홈런에 그쳤다.

하지만 방망이를 정확하게 맞추는 데는 장성호가 한 수 위. 98시즌부터 5시즌동안 이승엽보다 항상 타율에선 앞서왔다.

장성호의 타격 폼은 모범답안과는 거리가 멀다. 허리 높이까지 오른다리를 들어올렸다가 땅에 닫는 순간 스윙하는 외다리 타법. 제대로 맞으면 빨래줄처럼 뻗어나가지만 노리던 공이 들어오지 않으면 헛방망이질을 하기 일쑤다.

이건열 기아코치는 장성호의 타격 폼을 고치려 애를 쓰다가 포기했다. “잔소리가 필요없어요, 외다리로 서도 잘만 치는데 무슨 말을 해요?”라는 게 그 이유.

그는 16일 현재 타율 0.415로 타격 5위에 올라있다. 반면 이승엽은 타율 0.211의 빈타.

장성호의 열성은 대단하다. 지난 13일 롯데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때려낸 그는 다음날 광주구장에서 혼자 배팅연습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운이 좋아 안타를 쳤지 제대로 맞힌 게 하나도 없었다”는 게 특별훈련을 자청한 이유. 이런 노력 때문인지 그는 15일 SK전에서도 4타수 2안타를 터뜨렸다.

장성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홈페이지(http://my.dreamwiz.com/haitai01)에 “야구를 더 열심히 해 명예를 지키겠다”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 명예란 골든글러브를 끼는 것임에 틀림없다.

광주=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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