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중앙대 이승엽도 ‘국민타자’?

  • 입력 2003년 4월 15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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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야구 봄철리그 경기가 열린 15일 동대문구장.

중앙대와 단국대의 준결승전에서 좀체로 보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중앙대가 3-1로 앞선 4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중앙대 4번타자 이승엽(22)이 등장하자 단국대 벤치에서 투수 오승환에게 고의 볼넷을 지시한 것.

일반적으로 1루가 비어있으면 작전상 고의 볼넷을 지시하긴 하지만 1루가 채워져 있는 상태에서 타자를 거르는 것은 드문 일. 그만큼 이승엽의 존재는 상대에게 위협적이라는 얘기다.

이번대회에서 이승엽은 가공할만한 화력을 자랑하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다. 이날 경기에선 2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전날 인하대와의 8강전에선 혼자 6타점을 거두는 등 예선포함해 9경기에 출전, 타율 0.368(38타수 14안타)에 3홈런 19타점의 놀라운 성적. 아마야구 스카우트들은 “한대회에서 20타점 가까운 성적을 거둔 타자는 거의 본적이 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중앙대 2학년인 이승엽은 삼성 이승엽과 한자(李承燁)까지 똑같은 ‘동명이인’. 우투좌타이고 키 1m83에 몸무게 88㎏으로 체격마저 흡사하다. 등번호는 30번. 이승엽이 경북고에서 그랬던 것처럼 부산고시절 투타를 겸했지만 지난해 어깨 수술후 올해부터 타자로만 나서고 있다. 지난해 프로야구 두산에 2차 6순위로 지명.

이승엽은 “이름 때문에 동료들이 ‘국민타자’라고 놀린다. 하지만 삼성 이승엽은 실제로 본적도 없다. 프로에서 좋아하는 선수는 LG 이병규고 이승엽에겐 밀어치는 점을 배우고 싶다”며 “올겨울 다시 투수수업을 받을 예정인데 이때 투수와 타자 어디에 전념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4-2로 이긴 중앙대는 70년 창단후 첫 전국무대 우승에 도전하게 됐고 경성대는 준결승에서 선발 이상화의 완투를 발판삼아 고려대를 7-2로 꺾고 97년이후 6년만에 정상복귀에 나선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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