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속경기 체력 싸움 퍼팅보다 장타 유리

  • 입력 2003년 4월 11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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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과 집중력의 싸움.’

‘얄궂은’ 봄비가 제67회 마스터스골프대회 ‘그린재킷’ 향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사흘 전부터 오락가락하던 비가 개막 당일인 10일(현지시간) 강수량 120㎜의 폭우로 바뀌면서 1939년 대회 이후 64년 만에 1라운드 경기가 순연돼 11일 하루 동안 예선 1, 2라운드를 모두 치르게 됐기 때문.

대회 3연패를 노리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마스터스 데뷔전을 치르는 ‘탱크’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 등 젊은 선수들에게는 큰 부담이 안 되지만 날씨도 섭씨 10도 안팎으로 쌀쌀해 ‘고령 출전자’에게는 강행군.

이와 관련해 아널드 파머(74·미국)는 “질퍽한 페어웨이에서는 평소보다 1000야드나 더 걷는 만큼 체력소모가 크다”며 걱정하기도.

‘그린이 부드러워진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는 정교한 퍼팅보다 장타력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홀 공략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모든 그린에 성능이 뛰어난 배수시설 ‘서브에어(SubAir)’가 설치돼 있다지만 악명 높은 ‘유리판 그린’의 위력은 이미 한풀 꺾인 상태.

또 축축해진 페어웨이 때문에 볼이 잘 구르지 않아 총연장 7290야드의 코스가 거의 8000야드로 느껴져 ‘단타자’들은 버디 기회를 좀처럼 잡기 어려울 듯.

로런 로버츠(48·미국)는 “지금 같은 코스컨디션에서는 드라이버샷을 최소한 280야드 이상 날리지 못하면 우승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푸념했다.

반면 우즈를 비롯해 데이비스 러브3세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등 장타자들에게는 절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탄도가 높은 장타를 구사하는 러브3세에게는 절호의 기회.

또 진흙이 잔뜩 묻은 골프공은 방향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미스샷도 속출할 듯. 이와 관련해 대회주최측은 ‘볼에 묻은 진흙을 닦아내는 것은 불허한다’고 미리 발표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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