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기아 마운드 공포의 선발 4인방 34이닝 단 5실점

  • 입력 2003년 4월 11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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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스-키퍼-김진우-최상덕.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의 선발 원투펀치가 있다면 올시즌 기아에는 ‘원투쓰리포 펀치’가 있다. 중량감은 애리조나에 비해 떨어지지만 숫자에선 압도적이다.

삼성과 함께 개막 5연승을 달리고 있는 기아는 10일 현재 5승을 모두 선발투수의 승리로 장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기아의 선발 4인방은 34와 3분의2이닝동안 불과 5점만 내줬다. 평균자책은 1.30.

삼성도 주초 약체 롯데와의 3연전에서 배영수-임창용-엘비라가 잇달아 선발승을 거두긴 했다. 그러나 두산과의 개막 2연전에서 혼쭐이 난 것을 비롯, 5경기에서 선발투수의 성적은 27과 3분의2이닝에 11실점(10자책)으로 평균자책은 3.25에 이른다. 기아가 투수력으로 승리를 따냈다면 삼성은 방망이가 승리의 원동력.

기아 선발이 경기당 평균 7이닝 가까이 던진 반면 삼성은 5이닝을 겨우 넘긴 것도 올해 기아 마운드의 높이를 짐작케 한다. 이강철 강철민 신용운 고우석의 중간계투에 두산에서 이적한 진필중이 마무리로 버티고 있는 불펜도 듬직하다.

이 정도면 올해 기아가 옛 해태를 능가하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해태는 선동렬 조계현 이강철 신동수가 선발로 활약했던 91년 79승중 60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지난해 78승중 56선발승을 거둔 기아에게 올해 해태의 당대 최고기록 경신을 기대할 만하다.

이 페이스면 사상 최초로 선발 4명이 모두 15승 이상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 현대가 2000년 우승 당시 정민태-임선동-김수경이 18승씩을 거뒀고 91년 해태와 98년 현대가 선발 5명이 모두 두자리 승수를 따낸 적은 있었다.

기아는 선발 4인방이 지난해와 같은 얼굴이지만 올해는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1선발 리오스는 지난해 마무리에서 시즌중 선발로 전환해 14승을 올렸다. 올해는 개막전부터 풀타임 선발로 뛰고 있다. 2선발 키퍼는 19승을 거둬 외국인 첫 다승왕에 오른 검증된 투수. 3선발 김진우는 12승에 머물렀지만 ‘제2의 선동렬’이란 평가에 걸맞게 겨울훈련을 통해 20승도 넘볼 만큼 성장했다. 4선발 최상덕은 지난해 8승에 그쳤지만 노련한 경기운영이 돋보인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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