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여자농구도 높아졌네^^

  • 입력 2003년 3월 17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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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사상 첫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03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는 여자 농구에도 고공 농구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확인시켰다.

우리은행의 우승은 특급 용병 타미카 캐칭의 위력이 물론 컸지만 이종애, 홍현희, 강영숙 등 190㎝ 안팎의 장신 센터들이 골밑을 든든히 지키지 못했다면 불가능했다.

이종애는 한층 정확해진 미들슛과 과감한 돌파로 공격을 주도했고 블록슛 1위에 오른 홍현희는 골밑에서 `승리의 장막'을 쳤으며 식스맨 강영숙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제 몫을 다했다.

결국 우리은행의 높이에 그동안 여자 농구를 양분해온 정선민의 신세계와 외곽슛과 스피드를 앞세운 삼성생명이 무릎을 꿇은 꼴이었다.

지난 여름리그에서의 현대 우승에 이어 이번에 우리은행의 우승으로 그동안 4차례씩 우승을 나눠가지며 여자 농구를 지배했던 신세계-삼성생명의 양강 체제는 확실한 종언을 고했다.

신세계는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도 실패하며 하락세가 뚜렷했고 삼성생명도 연속으로 준우승에 머물며 한계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어려운 상황에서도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며 플레이오프에 오른 현대와 시즌 막판 홀즈클로의 부상으로 속절없이 무너지기는 했지만 국민은행의 선전도 전력 평준화를 뚜렷한 대세로 만들었다.

다만 가드 정윤숙과 대형 신인 곽주영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하위에 머문 금호생명은 다음 시즌부터는 용병 2명 출전의 혜택마저 없어져 꼴찌 탈출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사상 최고였다는 평가를 받은 외국인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도 겨울리그 내내 화제였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왕 출신의 캐칭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득점력에 고무줄같은 탄력을 이용한 리바운드, 그리고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까지 두루 갖춰 우리은행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또한 WNBA 득점왕과 리바운드왕에 올랐던 샤미크 홀즈클로는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종반 벤치만 지키기는 했지만 한단계 높은 수준의 실력을 과시했고 삼성생명의 트라베사 겐트와 금호생명의 티파니 존슨도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한국이 WNBA 선수들의 `동계 훈련' 장소로 자리를 굳힘에 따라 매년 겨울리그는 용병의 활약도에 따라 판도가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높아진 경기력과는 별도로 이번 겨울리그는 그동안 쌓여왔던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며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었다.

물론 심판들의 자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지만 동업자 정신을 완전히 내팽개친 감독들의 도를 넘은 항의는 리그 존립 자체를 흔드는 지경에까지 몰고가 관중들의 외면을 가속화했다.

또한 여자프로농구연맹(WKBL)도 판정 시비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삼성생명의 용병 교체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는 등 벌써 출범 6년째를 맞고 있지만 리그 운영 능력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연맹과 각 구단이 하루라도 빨리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팬들의 사랑을 얻기란 요원한 일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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