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구자룡/정부청사 별관에 얽힌 사연

  • 입력 2003년 1월 12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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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서울 세종로의 정부중앙청사 ‘별관’. 이곳 정문 왼쪽에는 ‘정부중앙청사 별관’, 오른쪽에는 ‘외교통상부’라는 문패가 붙어 있는데 여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당초 이 건물은 외교부가 ‘독립청사’가 필요하다 해서 지어진 것입니다. 선진국 등 상당수 국가에서 보안과 의전, 국가 위신 등의 이유로 외교부가 독립 청사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부중앙청사 공간도 좁아 외교부 일부 부서는 미국 대사관 옆 이마빌딩 등에 흩어져 있기도 했습니다.

‘독립청사’를 갖는 꿈에 부풀어 있던 외교부 공무원들은 행정자치부가 ‘묘수’를 부렸다고 입이 나와 있습니다. 당초 지상 16층으로 계획된 건물의 층수를 2개 늘리면서 외교부 아닌 ‘청소년 보호위’ 등을 끼워 ‘중앙청사 별관’으로 바꾸고 관리권을 가져갔다는 것이 외교부 주장입니다. 새 청사 건물을 놓고 부처간에 신경전을 벌인 것이지요.

이에 대해 외교부는 “외교부는 청사 별관에 입주한 처지라 자율적으로 내부 인테리어나 보안 시스템 등을 운영할 수 있지만 ‘못을 하나 박아도’ 행자부 청사관리사무소와 협의해야 한다”고 반박합니다.

외교부의 불평에 대해서도 행자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뜁니다. 외교부가 건물이 필요해 새 건물을 짓기 시작한 것은 맞지만 어디까지나 정부청사 관리를 맡고 있는 행자부의 예산으로 지은 중앙청사 별관에 외교부가 ‘입주’한 것이라는 거죠.

97년 10월 착공해 지난해 11월 30일 완공된 ‘청사 별관’은 지상 18층에 옥탑 1개층, 지하 6층입니다.

3월부터는 별관에는 청소년 보호위와 국무조정실 일부가 이사 오고 중앙청사 본관에는 여성부와 국정홍보처,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이 들어갑니다. 본관과 별관 사이에는 약 50m 길이의 밀폐형 구름다리가 설치돼 편리하게 오갈 수 있습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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