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own]2002년 부동산시장 결산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7시 35분


코멘트
“앞으로도 올해만 같았으면….”

올해를 결산하는 자리에서 건설업계나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쏟아낸 바람을 압축한 말이다.

각종 부동산 관련 지표를 봐도 이 같은 기업들의 평가는 과언이 아니다.

집값은 90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외환위기 전후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렸던 건설업체들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호황을 누렸다.

땅값도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역시 11년 만에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법원경매도 낙찰가율(예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이 100%를 넘는 사례가 속출할 정도였다.

올해 부동산시장을 각종 통계수치로 정리해본다.

▽하늘 높은 줄 몰랐던 집값〓올 한 해 서울 평균 집값은 31.9%나 올랐다. 폭등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15.6%)보다도 2배가량 높다. 5개 신도시도 24.2%가 올랐고 서울과 신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수도권도 25.4%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90년 이후 최고치다.

상대적으로 전세금 상승폭은 낮았다. 서울의 경우 한 해 동안 14.9% 올라 2001년(21.7%)보다 오름폭이 작았다.

집값이 폭등하면서 서울 강남권과 과천, 5개 신도시 등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평당 1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수도권 전역에서 잇따라 나왔다. ▶표 참조

인터넷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김혜연 차장은 “분양가 자율화 이후 내부 마감이 고급스러워지면서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평당 1000만원이 넘는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뜨거웠던 청약 경쟁〓가격이 치솟으면서 아파트 동시분양 청약 경쟁도 치열했다. 11차 동시분양까지 청약에 나선 사람만 61만6910명으로 지난해보다 62%나 늘었다. 평균 경쟁률도 61.9 대 1이나 됐다.

주택시장의 열기는 법원경매시장도 달궜다.

올해 수도권에서 법원경매 물건으로 나온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95.4%.

지난해(85.7%)보다 무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서울에서는 5차례에 걸쳐서 월 평균 낙찰가율이 100%가 넘었을 정도다.

시장이 활황을 띠면서 건설업체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최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자율기업이 된 대우건설의 경우 지난해 4조447억원의 수주액이 올해는 5조5000억원으로 36%나 늘어났다. 매출액도 3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순이익만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땅값도 ‘고공 행진’〓주택의 원재료인 토지도 가격이 치솟았다.

9월 말 현재 전국 평균 땅값은 지난해 말보다 6.4%가량 올랐다.

91년(12.8%) 이후 가장 높았다. 또 작년 한 해 상승률(1.3%)보다는 5배 정도 높았다.

분기별로만 보면 올 3·4분기(7∼9월)에 3.33%가 올라 91년 2·4분기(4∼6월·3.39%) 이후 최고였다.

3·4분기의 가격 상승률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 강남구가 8.61%로 전국 최고였다.

경기 오산시(8.48%), 화성시(8.04%), 서울 송파구(7.97%), 경기 고양시 덕양구(7.88%), 인천 서구(7.85%)가 뒤를 이었다.

서울 강남구는 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집값 상승과 상업·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임대수요가 늘어 땅값이 대폭 올랐다.

도시별로는 서울(5.44%)과 인천(6.17%)을 포함한 수도권이 많이 올랐다. 용도지역별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거지역(3.65%), 상업지역(3.35%) 등의 땅값이 크게 상승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