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아듀 ‘2002스포츠’<2>골프 최경주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7시 55분



‘필드의 탱크’최경주(32·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올 한해를 떠올리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어릴 적 전남 완도에서 처음 골프채를 잡았을 때부터 가슴속에 품어온 미국 PGA투어 우승의 꿈을, 그것도 두 차례나 이루며 세계 정상으로 발돋움했기 때문.

2000년 미국무대에 처음 뛰어들어 3번째 시즌을 맞은 최경주는 5월 컴팩클래식에서 한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이어 9월 탬파베이클래식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하며 첫 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미국 PGA에서 통산 2승을 거둔 동양인은 마루야마 시게키(일본) 다음으로 두번째. 한 시즌에 2승을 거둔 동양인은 최경주가 처음이다.

▼아듀 ‘2002스포츠’▼
- <1>히딩크 신드롬

최경주는 올 시즌 2승(다승 공동 2위)을 포함해 ‘톱10’에 7차례(공동 11위)에 들며 상금랭킹 17위(220만4907달러)에 올랐다. 미국 진출 첫해 상금 랭킹 134위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올 초부터 캐디백과 신발에 태극기를 붙이고 다닌 최경주는 “그냥 프로골퍼가 아니라 한국의 대표선수라는 각오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라는 말대로 그는 16일 멕시코에서 끝난 월드컵골프에서 한국의 역대 최고 성적인 공동 3위를 이끌며 대미를 장식했다.

최경주는 올해 성적을 “기대 이상의 전과”라고 밝혔다. 그러나 두번씩이나 운으로 우승할 수는 없는 법. 2년 동안 험난한 미국 투어에 대한 적응을 끝낸 최경주는 올해 들어서는 어디서 누구와 싸워도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마음껏 필드를 공략했다. 약점으로 지적된 퍼팅이 향상된 대목도 가파른 상승세의 비결. ‘퍼팅〓돈’이라는 말처럼 2년 전 145위(홀당 1.795타)였던 퍼팅이 올해에는 20위(홀당 1.738타)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제 최경주의 영문 이니셜 ‘K J’는 미국 투어에서 선망의 대상으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K J의 신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최경주의 다짐.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더 큰 목표를 정복하기 위해 벅찬 감격을 뒤로 한 채 다시 뛰겠다는 각오다.

최경주 PGA투어 역대 시즌 성적
시즌 출전대회수우승톱10상금
20022727220만4907달러
200129-580만326달러
200030-130만5745달러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최경주 말·말·말

▽‘4년만 고생하면 꼭 우승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역경을 이겨냈다-2002년 5월6일 컴팩클래식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한 뒤 기자회견에서.

▽두 번째 우승이 첫 번째 보다 더 어려웠다. 첫 우승이 찾아왔다면 이번 우승은 쟁취한 셈이다-2002년 9월23일 탬파베이 클래식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한 소감에서.

▽우즈도 넘을 수 없는 상대는 아니었다-2002년 11월3일 투어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생애 처음 같은 조로 맞대결을 벌인 뒤.

▽3년 안에 PGA 메이저급 선수가 되겠다-2002년 11월11일 체육훈장 맹호장 수여식 참석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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