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인체의 신비전'주관 권오성 사장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7시 04분


“인체의 신비전이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한국에서도 과학과 예술을 결합시킨 ‘과학 예술 전시회’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체를 인체 표본으로 만들어 전시한 ‘인체의 신비전’이 4월초 서울과학관에서 열린 이래 140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는 등 올해 최고의 ‘과학 히트 상품’이 됐다. 이 행사를 주관한 ㈜지에프의 권오성(46·사진) 사장은 “워낙 쇼킹한 전시회였던 데다, 몸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성공 원인”이라며 “내년 3월까지 서울 전시를 마치고 부산, 대구로 옮겨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관람객들이 인체 내부를 직접 만져 보면서 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성교육의 장이 됐다. 한국에서는 초중고생이 가장 많았지만, 일본에서는 가장 많은 관람객이 20대 여성으로 남성의 생식기 구조가 인기였다고 한다.

권 사장은 96년 일본에서 열린 인체의 신비전을 보고 ‘이거다’라고 무릎을 쳤다. 그 후 인체 표본을 만든 군터 폰 하겐스 박사 등을 5년 동안 쫓아다녔다. 처음에는 주최측이 한국에 관심이 없었고, 워낙 많은 나라에서 유치 경쟁을 벌여 애를 먹었지만 권 사장은 충실한 시장 분석과 전시 계획서를 꾸준히 그들에게 보내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열린 월드컵도 도움이 됐다. 골키퍼와 링에 매달린 체조 선수 표본은 월드컵에 맞춰 새로 만든 것들이다.

권 사장은 94년 한 광고 대행사에서 전시회를 맡아 일하다가 전시회의 매력에 푹 빠졌다.

“선진국에서는 멋진 전시회가 계속 열리고 사람들이 늘 찾아갑니다. 한국은 아직 전시 문화가 빈약하지만 충분히 가능합니다. 한국 영화가 이처럼 크리라고 누가 기대했습니까.”

그는 앞으로 순수 전시회보다 사람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퓨전 전시회, 특히 과학을 이용한 전시회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다빈치 과학전’이 인기이고, 독일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는 오토바이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을 이용한 전시회가 성공하려면 주제나 내용이 쇼킹할 정도로 새로워야 합니다. 또 딱딱한 전시회 대신 ‘에듀테인먼트’ 즉 즐기면서 체험하는 공간이 돼야 합니다.”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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