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프리코스닥펀드’ 환매 거부

  • 입력 2002년 11월 26일 20시 47분


벤처붐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던 프리(pre)코스닥펀드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쳐 마침내 고객에게 환매를 거부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벤처거품이 가져온 또다른 후유증이다.

대한투자신탁운용은 26일 “2000년 3월 설정한 ‘윈윈 프리코스닥펀드’의 환매를 무기한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상장시의 막대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비상장·비등록 기업에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투자했다. 상장이나 등록이 되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위험도 크다. 실제 등록 이전에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했던 이 펀드는 거품이 꺼지면서 자금을 현금화하지 못하고 있다.

대투운용측은 “수익률이 좋지 않아 고객의 환매요청이 잇따랐다”며 “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팔아 고객의 환매요청에 응했고 남아 있는 종목은 거래가 되지 않아 환매요청을 들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정 당시 약 400억원에 이르던 수탁고는 현재 약 40억원으로 줄었으며 아직까지 환매하지 못한 약 200여명의 가입자는 돈을 되돌려 받지 못하게 됐다.

투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투신사의 유사 펀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일부 투신사는 부담을 떠 안는 방식으로 문제를 덮어왔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조국환 팀장은 “관련법은 펀드에 편입된 유가증권을 유동화할 수 없어 자금 지급이 곤란할 때 환매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고객의 몫이라는 뜻이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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