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1월 19일 17시 2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아이들은 수학 과목을 특별히 좋아하거나 아주 싫어한다. 그런데 주변의 아이들을 보면 수학을 다른 과목보다 좋아하는 아이보다 싫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가 수학에 흥미를 갖도록 하기 위해 교육전문가가 쓴 수학책들을 직접 사 보고 읽혀 보기도 하지만 그때뿐, 아이는 여전히 수학이란 과목을 머리 아픈 과목으로만 여긴다.

이 책은 생활하면서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를 중심으로 수학의 기본 개념들을 익히고 수학 학습 능력을 기르게 할 수 있는 육아책이다. 육아책에 ‘수학’이란 말은 흔하지 않다. 따라서 부제로 붙여진 ‘…수학놀이’라는 말도 낯설게 여겨진다.
그러나 책을 보면 우리의 생활 대부분이 수학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수학놀이가 가능함을 알려준다. 아이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면서 ‘하나, 둘, 셋…’ 수를 세는 엄마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행위 역시 아이에게 수 개념을 익히게 하는 손쉬운 방법이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열, 아홉, 여덟…’로 거꾸로 수를 세면서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빼기의 기초를 익히는 셈이 된다.

성급한 마음에 어린아이들에게 어려운 수학용어를 알려주려 하는 것 보다 부모의 언어 습관을 되돌아보고 구체적이고 정확한 어휘를 쓰도록 한다면 어떤 놀이나 학습보다 효과적이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집안일 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엄마를 도와 콩나물을 다듬거나, 빨래를 개는 따위의 일들을 하면서 자신도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아무리 단순한 집안 일도 그 속에 수학의 기초가 숨어 있다는 저자의 발견(?)이 놀랍다. 빨래를 하면서도 아이와 함께라면 ‘짝찾기’부터 시작해서 ‘분류’와 ‘대칭’을 일러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수학의 기초를 수의 연산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부모들은 기초를 확실하게 잡아준다는 명목으로 무조건 문제풀이를 많이 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수를 중심으로 수학을 배운 아이들은 오히려 기초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문제의 유형이 조금만 바뀌어도 풀지 못하게 된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수학놀이’를 따라하다 보면 수학의 기초개념부터 도형, 측정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놀이로 수학을 ‘체험’할 수 있을 것 같다. 수학의 원리를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좋은 지침서이다. 단, 부모가 먼저 놀이를 즐겨야 한다.
오혜경 주부·서울 금천구 시흥동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