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열의 '굿샷 경영']집중력이 성패 좌우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9시 31분


참으로 묘한 것이 사람의 심리다. 움직이는 공보다 정지된 상태에서 볼을 차거나 때릴 때 이상야릇한 불안과 위협을 느낀다. 그래서 실수를 범한다.

월드컵 축구경기나 우승을 판가름하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에 차는 페널티킥의 성공률이 생각보다 매우 저조하다. 골프 대회에서도 우승 여부가 결정되는 마지막 홀의 짧은 퍼팅이 실패한 경우를 종종 본다.

그래서 중요한 순간에 골을 터뜨릴 정도로 발 재간이 뛰어난 사람들이 월드컵에서는 영웅대접을 받는다. 세계 골프 선수권 대회에서는 손재간이 특출한 사람들이 우뚝 선다.

정지된 볼을 차거나 때리는 운동은 자신, 용기, 정신집중, 냉정 등이 요구된다. 기술보다는 심리상태가 극히 중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수하는 것을 눈여겨 살펴보면 정신적인 요인이 많이 좌우한다. 정신적인 요인이란 바로 집중력이다.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든 집중력이 필요할 땐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

축구경기에서 해설자들은 후반전이 끝나기 15분 전부터는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많이 한다. 골프에서도 짧은 퍼팅이 들어가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말을 한다.

정신 집중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일깨워주는 고사가 있어 소개한다.

중석몰촉(中石沒鏃)이다. 쏜 화살이 돌에 깊이 박힌다는 뜻이다. 옛날 중국 전한 시대 때 이광(李廣)이라는 장수가 어스름한 저녁때 들녘을 지나다가 어둠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호랑이를 발견하고 온 정신을 집중하여 활을 쏘았다고 한다.

화살은 분명히 명중했는데 웬일인지 화살 맞은 호랑이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이상히 생각되어 가까이 가보니 호랑이처럼 보였던 것은 호랑이가 아니고 큰 바위덩어리였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한 그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활을 쏘았다. 그러나 바위에 맞은 화살은 허공으로 튕겨 나갔다.

먼저 쏜 화살은 호랑이를 죽여야 자기가 살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신념으로 온 정신을 집중하였기 때문에 바위에 박혔다. 하지만 뒤에 쏜 화살은 호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쏘았기 때문에 그만큼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신집중에 버금가는 ‘정성’이라는 것이 일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장홍열 한국기업평가원장 nanumch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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