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농구]한국 ‘만리장성’ 넘어야 금메달 보인다

  • 입력 2002년 9월 19일 17시 17분


‘아시아 농구의 맹주를 가린다’.

남자농구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82년 뉴델리대회가 마지막이다. 반면 여자농구는 90년 베이징, 94년 히로시마대회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녀농구가 2002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어느때보다 높은 가능성을 안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국내 프로리그가 정착되며 우승가능성은 어느때보다 높은 편.

하지만 ‘아시아의 드림팀’을 자처하는 중국의 벽은 높다.

남녀 농구의 판도 및 12년만에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북한의 전력을 점검해 본다.

▽한·중 2강의 각축에 일본 북한 중동세의 각축(남자)

아시아 최고의 선수들이 오랜만에 총출동한다.

중국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중인 왕즈즈(2m16) 야오밍(2m25) 맹크 바티르(2m11)를 출전시켜 만리장성을 높이 쌓았고 한국도 서장훈(2m7) 김주성(2m5)의 ‘트윈타워’로 응수했다. 한때 NBA 진출을 시도했던 세계 최고 높이의 이명훈(2m35·북한)도 높이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에서 한국에 3점차 승리(75-72)를 거두고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획득했던 레바논은 ‘올라운드 플레이어’ 파디 엘 카티브(1m96)가 건재하고 농구 중흥의 기치를 높이 든 일본은 흑인이지만 귀화한뒤 일본리그(JBL)에서 ‘올해의 수비선수’에 선정됐던 에릭 맥아서(2m2)를 골밑에 포진시켰다.

또 중동의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쿠웨이트도 힘과 스피드를 겸비한 서구식 농구로 무장해 만만찮은 전력을 선보일 전망이고 농구가 최고 인기종목인 필리핀도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20년만의 우승을 노리는 한국에게 다행인 점은 조별 리그로 펼쳐지는 예선에서 중국과 레바논(A조)를 모두 피했다는 점. 한국은 일본 쿠웨이트 몽골과 함께 B조에 속해 조 1위는 무난할 전망이다.

▽한·중·일 삼국지(여자)

구기종목중 가장 화려한 국제무대 성적을 자랑하는 여자농구는 이번 대회에서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시험받는다.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등 6개국이 참가해 풀리그로 펼쳐지는 이번 대회의 우승 후보는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이다.

하지만 한국의 우승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현재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여자농구선수권을 보자. 아시아 3강인 한국과 중국, 일본이 나란히 출전, 일본이 예선 1라운드 문턱을 넘지 못한 반면 한국과 중국은 예선 2라운드에 진출했다. 그러나 2라운드 첫경기에서 나란히 유럽팀과 맞붙어 중국이 스페인을 72-59로 대파한 반면 한국은 러시아에 47-92로 대패했다.

한때 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던 정은순이 은퇴하고 새대교체를 이뤘지만 아직 ‘정은순-전주원-정선민’ 트리오가 주전으로 손을 맞출 당시의 위력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 부진의 원인.

한국은 올 5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3개국대회에서 중국 일본과 각각 3차례씩 경기를 가져 중국에 3패, 일본에 2승1패를 거뒀다.

▽북한농구

90년 베이징대회 이후 12년만에 아시아경기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은 93년 아시아선수권(남자)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남자 농구의 수준은 높다.

NBA 팬으로 알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농구는 머리를 좋게하고 키를 크게 하는 운동’이라며 육성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는 것.

북한의 전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99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열린 통일농구대회. 당시 한국은 프로농구 우승팀은 현대 걸리버스(현 KCC 이지스)가 나서 북한의 벼락팀과 우레팀에 모두 완패했다.

당시 우레팀에는 이명훈과 ‘북한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박천종(1m86)이 뛰며 결코 세계 수준에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북한은 이번 대회도 이들 두명과 박경남 박인철등 통일농구당시 활약했던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구성했지만 이명훈과 박천종이 이미 33살로 전성기를 지났고 선수들의 국제 경험이 적다는 것이 약점이다.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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