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다우지수 5000까지 빠진다"

  • 입력 2002년 9월 13일 15시 37분


미국 채권시장의 '살아있는 전설' 빌 그로스씨(57)가 "다우지수의 적정치는 5000"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현재 다우지수가 8379.41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40%는 더 빠져야 한다는 얘기.

세계 최대의 채권투자회사인 태평양투자관리회사(PIMCO)에서 3500억달러(420조원 상당)를 굴리고 있는 로스씨는 아울러 "S&P 500지수는 27% 과대평가돼 있으며 나스닥지수가 얼마까지 떨어질지는 오직 하느님만이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평범한 상식에 입각해 있다.

"(투기열풍에 휩싸였든 복덕방의 농간에 넘어갔든)시세의 두배를 주고 산 집을 제값 받고 팔려면 엄청나게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사람들은 이런 이치를 주식투자만 하면 까먹는 것 같다. 애초에 그 집을 제값을 주고 샀는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월가는 '다우 5000'을 일단 '전망'이라기보다는 '악담'으로 받아들였다. 고루한 채권시장에서 계량모델에 의존해 30여년동안 채권투자만 해온 사람이 꿈과 상상력으로 움직이는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투다.

하지만 매일 새벽 4시반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뉴포트 해변의 사무실에서 물구나무서기로 일과를 시작하는 '채권의 황제'가 느닷없이 던진 한 마디에 월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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