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천재 피아니스트 임동혁 "고국서 연주 가장 긴장돼요"

  • 입력 2002년 9월 9일 18시 08분


7일 서울 아트센터에서 연주중인 피아니스트 임동혁.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7일 서울 아트센터에서 연주중인 피아니스트 임동혁.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상남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임동혁(18)의 독주회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또 하나의 ‘스타 탄생’을 알리는 감동적인 자리였다. 입추의 여지 없이 1100여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연주가 끝날 때마다 환호하고 또 환호했다. 2001년 롱-티보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임동혁군을 8일 밤 전화로 인터뷰했다. 12, 13일 일본에서 가질 연주회 때문에 연습이 길어져 자정 넘어서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연주회에 대해 만족하는가?

“연주가에게 만족스러운 연주회는 있을 수 없다. 긴장을 많이 했다. 전 세계 곳곳을 다니지만 한국에서 연주할 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다.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곳보다 크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 때문에 살이 3kg이나 빠졌다. 현재 43k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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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곡이 독특했다. 쇼팽의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를 서주와 뒷부분으로 나눠 연주했고, 클레멘티의 소나티네같은 ‘쉬운’ 곡도 들려줬다.

“앙코르곡은 부담없이 즐겁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고 싶었다. ‘안단테…’는 너무 긴 곡이라 서주 부분만 치고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뒷부분을 연주했다.”

-연주회가 끝나고 가진 팬사인회에서 여중고생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인기가수 콘서트장에 온 듯한 분위기였다.

“가능한 성실하게 임하려고 했다. 그러나 12, 13일 일본 공연 때문에 체력 안배를 해야 했다. 특히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아폴로 눈병에 전염될까 신경이 쓰였다. 살은 빠졌지만 건강은 좋다.”

-쇼팽을 주된 레퍼토리로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

“쇼팽의 음악은 대단히 감성적이다. 나 역시 감성적이라 내게 잘 맞는다. 하지만 공연 횟수를 좀 줄이고 레퍼토리를 늘리는데 치중할 생각이다. 현재 1년에 30회 정도 공연을 갖는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척 힘들다.”

-현재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에 재학 중인데, 음악 이외의 다른 공부를 해보고 싶지는 않나?

“해야할 음악 공부도 산더미다. 만약 내가 문학이나 철학을 공부한다면, 그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누가 될 것 같다.”

-시간이 날 땐 뭘 하나?

“인터넷도 하고 채팅도 좋아한다. 요즘엔 8개월된 강아지(골드리트리버)와 놀 때가 가장 즐겁다. 이름은 ‘맥’. 세계에서 가장 예쁜 강아지가 아닌가 싶다.(웃음)”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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