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나응찬회장 “신한-한미銀 무리한 합병은 안해”

  • 입력 2002년 9월 4일 18시 05분


“단지 대형화를 위한 은행합병은 의미가 없고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한 한미 두 은행의 대주주는 독자생존보다 함께 뭉치는 것이 시장지배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신한은행, 굿모닝신한증권 등을 거느린 신한금융지주회사의 나응찬(羅應燦·63) 회장은 창립 1주년(9월1일)을 맞아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주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나 회장은 “앞으로 1년 동안 신한지주가 주도권을 갖고 합병협상을 진행할 수 있지만 결코 시간에 쫓겨서 주주가치를 떨어뜨리는 무리한 합병은 하지 않겠다”면서 “무작정 한미은행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다양한 대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신한은행은 한미은행과 합치기를 희망하지만 아직 한미측이 별 반응이 없는 상황.

신한금융지주의 최대과제는 현재 10%에 불과한 비(非)은행 사업부문을 키우는 것. 은행 증권 보험 자회사의 비중이 비슷해야 다양한 상품개발과 교차판매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5년 이내에 비은행 부문을 35∼40%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아직 자회사로 들어오지 않은 신한생명은 자체수익으로 2000억원의 누적적자를 메운 뒤 2004년에 편입할 계획이다. 신한지주는 2006년까지 은행은 업계 2위, 증권 3위, 카드 4위, 투신 5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나 회장은 신한은행장을 3번이나 연임해 최장수 시중은행장 기록을 갖고 있다. “항상 상대방에게 ‘내가 당신보다 어리숙하다’는 인상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그에게는 항상 ‘겸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63세인데도 염색이 필요 없을 정도의 검은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비결은 25년을 매일같이 해오는 운동이다.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은행계에 뛰어들어 40여년의 세월을 보냈다. 취미는 골프와 등산 독서.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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